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2000조원 美부동산 부채의 벽'...위기의 새 뇌관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은행 위기가 고비를 넘긴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이 위기 확산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만기가 2년 앞으로 다가온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가 2000조원에 달하면서 금융권으로 위기 확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가 약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임스 이건 등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메모에서 오피스 건물부터 매장, 창고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소유주에게 리파이낸싱(재융자) 위험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만기의 벽이 바로 앞에 놓여 있다"며 "(대출 상환 불능·조기 상환 요구에 따른 위기 전이) 등 관련 위험도 더불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재무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위험 노출이 높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역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2017년 17%에서 지난해 27%로 10%포인트가량 급증했다. 미국 상위 25개 대형은행을 제외한 지역은행들의 대출 중 30%는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이라는 얘기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 등의 영향으로 최근 2~3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경기 침체 심화 우려 등으로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월가 투자 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고점 대비 최대 40% 하락해 채무불이행 위험을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메사추세츠주 웰즐리 지점에서 직원이 유리문에 부착된 공지를 떼고 있다. SVB가 지난달 10일 뱅크런 사태로 파산 절차에 들어간 지 17일 만에 노스캐롤라이나에 기반을 둔 미 중소은행 퍼스트 시티즌스에 인수되면서 미 전역의 17개 SVB 지점은 이날부터 퍼스트 시티즌스 지점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한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메사추세츠주 웰즐리 지점에서 직원이 유리문에 부착된 공지를 떼고 있다. SVB가 지난달 10일 뱅크런 사태로 파산 절차에 들어간 지 17일 만에 노스캐롤라이나에 기반을 둔 미 중소은행 퍼스트 시티즌스에 인수되면서 미 전역의 17개 SVB 지점은 이날부터 퍼스트 시티즌스 지점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한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최악의 시나리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에 따른 지역은행 부실화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많은 은행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이 가속화할 수 있고, 그 여파로 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상환요구에 나서면서 이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파산한 미 실리콘밸리은행(SVB)도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SVB를 비롯한 지역은행들의 파산으로 불거진 지역은행 리스크가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 리스크로 전이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해부터 빠르게 전개된 고강도 긴축이 금융 시스템의 균열을 드러내면서 경제의 또 다른 축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면서 그다음 타깃이 상업용 부동산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 등 역대 위기 대비 작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 부실화가 현실화하면서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은 금융사들의 자산 건전성 악화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심각한 위협이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