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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기 드라마 ‘꽃피는 팔도강산’ 김수동 PD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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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을 거쳐 KBS PD로 드라마 '꽃피는 팔도강산', '옛날의 금잔디'를 히트시킨 김수동 PD가 별세했다. 향년 89세.

김수동 PD. [사진제공 = 한국영상자료원]

김수동 PD. [사진제공 =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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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유족에 따르면 김 PD는 노환으로 지난 7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조선일보 기자와 서울신문 전무를 역임한 김을한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일본으로 이민 후 세이조대학교 문예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다이에이(大映) 영화사 조연출로 입사해 오즈 야스지로, 마스무라 야스조, 요시무라 코자부로 등 명감독 작품에 스태프로 참여하며 연출에 입문했다.

일본에 촬영을 왔던 신상옥 감독과 인연을 맺으며 1964년 한국으로 돌아온 고인은 영화 '만가'(1965)로 한국에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단발머리'(1967), '딸'(1968) 등 7편의 극영화를 연출하고 방송으로 전향, 1972년 KBS에 입사해 TV 연출가로 활동했다.


KBS 입사 후 그의 대표작이 된 '꽃피는 팔도강산'은 노부부가 자녀들과 가족 모두를 서울로 불러들여 가게를 접고 팔도 유람 다니며 자식들 집을 번갈아 찾겠노라 선언하며 시작되는 드라마다. 김희갑, 황정순, 장민호, 최은희, 도금봉, 박노식, 태현실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앞서 '팔도강산' 시리즈로 4편의 영화가 제작된 작품이었으나 고인은 세련된 영상미와 인간 심리에 대한 묘사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꽃피는 팔도강산 자료사진.

꽃피는 팔도강산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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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야외 촬영 개념이 없던 방송국에 영화감독 출신으로 중계차를 타고 팔도강산을 돌아다니며 촬영을 진행한 고인은 이 드라마로 이후 한국 드라마 제작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또한, 가부장적 사회의 일반적인 부부의 모습을 벗어난 남녀관계를 그린 '말희'(1977),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아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그린 '달맞이꽃'(1986), 부모들이 스스로 노후대책을 세워가며 살아가는 이야기 '옛날 나 어릴 적에'(1993),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얻는 인생의 참된 의미를 그린 '끈'(1995) 등을 연출했다.

장편 대표작으로는 뼈아픈 역사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을 지키는 한 여자를 그린 '길'(1981), 사람들의 정을 따뜻하게 그려낸 가족드라마 '옛날의 금잔디'(1991)를 비롯해 '비 오는 날 오후'(1992), '유혹'(1996) 등이 있다.


KBS에서 당시 드라마 제작부서가 속해있던 예능국의 제작주간, 국장 등을 지냈으며, 1992년 퇴직한 이후에는 삼화프로덕션 이사, 제작본부장을 지냈다. 백상예술대상과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데뷔작 '만가'의 여주인공 역을 맡았던 부인 황승리씨 등이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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