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먹튀' 범죄에 자영업자 한숨
"불경기라 매출도 줄었는데…화난다"
최근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는 이른바 '먹튀'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계속되는 불경기에 무전취식 범죄까지 잇따르자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4일 서울 강서구의 한 와인바에서 커플이 와인과 음식 약 20만원어치를 먹고 계산하지 않은 채 떠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와인바 주인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경찰이 못 잡는다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부탁드린다"며 커플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앞서 A씨는 경찰에 해당 커플을 신고했으나, 최근 '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에 따르면 '먹튀' 사건은 지난 1월 22일 오후 8시 50분께 발생했다. 이날 한 커플은 비싼 와인과 음식을 시킨 뒤 값을 치르지도 않고 가게를 떠났다.
A씨는 "남자 먼저 전화를 받으면서 나갔고, 곧이어 여자도 문자를 확인하는 척하다가 부랴부랴 뛰쳐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불경기라 매출도 많이 줄고, 직원들 월급날도 부담된다"며 "돈도 돈이지만 이런 개념 없는 사람은 꼭 잡아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두 푼도 아니고 계산을 안 했으면 다음 날이라도 서로 이야기하다 알 수 있을 텐데, 이건 의도적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한낱 에피소드 무용담 정도로 킥킥거릴 그들을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지난달엔 4만4000원 먹튀한 '정장 커플' 논란
손님이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주점에서 정장을 입은 남녀가 음식값 4만4000원을 지불하지 않고 달아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가게 주인 B씨는 "정말 쉽지 않은 요즘인데 첫 손님이 4만4000원을 '먹튀'했다"며 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 속에는 정장 차림의 남녀가 식당을 나서는 모습이 담겨 있다.
B씨는 "남녀 둘이 같이 밖으로 나갔다가 여자만 들어와 휴대전화를 보는 척하더니 직원이 잠시 다른 일을 하는 사이 짐을 챙겨서 자연스럽게 나가더라"며 "간혹 착각하고 나간 것으로 보이는 손님들도 있는데 저분(여성)은 고의성이 다분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점 특성상 테이블에 오래 앉아 있고, 흡연 등의 이유로 가게를 들락거려서 계속 홀만 쳐다볼 수도 없다"며 "착잡하다"고 썼다. B씨는 해당 커플을 무전취식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전취식과 관련한 경찰 출동은 총 9만4752건으로 집계됐다. 경범죄 처벌법에 따르면 다른 사람이 파는 음식을 먹고 정당한 이유 없이 제값을 치르지 않은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
또 고의성이 증명될 경우 사기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이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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