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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수십억弗' 화성 표본 꼭 갖고 와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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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회수용 화성 궤도선 발사 앞둬
수개월 내 NASA-ESA 최종 밑그림 합의 예정
막대한 예산·기술적 난제에 골머리
2033년 회수 계획 달성할 지 주목

"화성 돌 조각 갖고 오는데 수십억 달러를 꼭 써야 돼?" 미국ㆍ유럽이 2030년대 초반을 목표로 추진 중인 화성 표본 회수 프로젝트가 기술적 난제와 재정 문제 때문에 곤경에 처해 있다.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청(ESA)은 기술적 어려움과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수십억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화성 표본 회수 프로젝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토양·암석·공기 표본을 채취해 투하해 놓은 위치. 사진출처=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토양·암석·공기 표본을 채취해 투하해 놓은 위치. 사진출처=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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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화성 표본 채취는 1단계 마무리된 상태다. NASA가 2021년 2월 화성에 착륙시킨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암석ㆍ토양ㆍ공기 등 표본을 채취한 후 이중 10개를 유리튜브에 넣어 지난해 12월ㆍ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화성 지표에 뿌려 놓은 상태다. NASA와 ESA의 회수 기본 계획도 서있는 상태다. 먼저 이르면 2027년께 ESA가 화성 궤도선을 발사한다. 1년 후 NASA가 착륙선을 보내 표본을 수집한 후 로켓에 실어 화성 상공을 돌고 있는 ESA의 궤도선에 보낸다. ESA의 궤도선은 이렇게 전달받은 화성 표본을 갖고 이르면 2033년까지 지구로 귀환해 미국 유타주 사막에 착륙시킨다.


문제는 이처럼 복잡한 과정 탓에 많은 기술적 걸림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선 화성에서 표본을 회수한 후 궤도선에 전송할 때 사용할 로켓과 표본 수집을 위해 필요한 소형 헬리콥터 개발이 과제다. 화성의 미약한 중력(지구의 3분의1)에 희박한 대기(지구의 100분의1)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일은 지구 환경에 익숙한 과학자들에게 보통 일이 아니다. 특히 퍼서비어런스가 작동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표본을 수집해 착륙선에 가져다줄 소형 헬리콥터 개발도 큰 과제다. 비행 기술이야 퍼서비어런스와 동행한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로 어느 정도 검증이 됐지만 표본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후 땅에서 캐내고 포획해 착륙선으로 옮기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어마어마하게 들어갈 예산도 큰 과제다. NASA는 지난달 화성 표본 회수 프로젝트를 위해 내년 한 해 동안에만 약 10억달러(약 1조3100억원)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전체 프로그램 완수를 위해선 수십억달러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NASA는 지난달 13일 화성 표본 회수를 위해 제작할 예정인 소형 헬기를 2대에서 1대로 축소하겠다고 제안했다. 화성 표본 회수 프로젝트로 인해 다른 연구 프로그램까지 축소될 위기다. 실제 NASA는 이 프로젝트 예산 충당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우주 기상 관측 임무를 위해 제안된 우주역학위성(Geospace Dynamics Constellation·GDC) 발사를 연기해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루이스 프록터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 행성과학자는 "문제는 얼마나 예산이 더 들어갈지, NASA가 진행하는 다른 프로젝트ㆍ연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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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화성 표본 회수 프로젝트를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가 맡고 있다는 것도 불안 요소다. JPL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 연구소는 무려 1000경 어치로 추정되는 금속형 프시케 소행성 탐사 임무를 진행 중인데 지난해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기술 적 문제로 내년 10월로 미뤘다. 또 금성 탐사 임무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NASA와 ESA는 이같은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개월 내 화성 표본 회수 프로그램의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한편 1차 비용 추산을 마칠 예정이다. 여기에 NASA는 ESA가 따로 보낼 예정인 화성 로버(로잘리나 프랭클린 화성 로버) 발사에 러시아 대신 협력하기로 했다. 자체적으로도 퍼서비어런스의 뒤를 이은 또 다른 탐사대를 보낼 계획이다. 화성이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도착하는 표본에 혹시 위험 요소가 있을지 검토하고 방역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절차를 마련하고 연구에 나서는 등 준비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퍼서비어런스는 2021년 2월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한 후 현재까지 약 17km를 탐사하면서 화성의 지질 형성 과정과 구성 성분, 고대 생명체의 존재 증거 등을 밝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표본들을 채취했다. 일부 표본은 암석이 녹아 응고된 화성암으로 추정돼 화성 표면의 형성 시기를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호그왈로우 평지와 요리 패스(Yori Pass)에서 발견된 암석 표본들은 물이 흐르면서 형성된 퇴적암으로 추정된다. 지구에서 퇴적암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 또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암석에서 황산염이 발견된 것도 고대 생명체들이 존재했을 경우 해당 암석에 유기물의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예제로 크레이터 내 고대 삼각주의 꼭대기에 올라가 채취한 19번째 표본도 관심을 모았다. 이 암석 표본에는 고대 생명체 유기물의 흔적을 잘 보존해주는 또 다른 광물인 탄산염이 풍부한 것으로 측정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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