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부활절 휴가철을 맞아 유럽으로 가는 버스가 도버항을 통과하는 데 최대 15시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도버항이 영불해협의 교통거점인 만큼 영국 내에선 이런 일이 브렉시트 탓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영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영국 도버항 입구에는 페리를 타고 영불해협을 지나 유럽으로 가려는 차량이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방학을 맞아 유럽으로 가는 수학여행 버스가 크게 늘면서 최대 2만명이 몇시간씩 차에 갇혀 있었다. 뉴캐슬의 10대 학생들은 31일 오전 10시에 출발해서 50시간 만에야 오스트리아 스키장에 도착했다.
정체는 이날 아침에야 대부분 해소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브렉시트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도버항 운영업체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EU에 갈 때 여권에 일일이 도장을 찍어야 한다”며 “브렉시트의 결과”라고 말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EU 입국 심사는 2021년부터 본격 시작됐지만, 그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이동이 많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업체 측은 오는 11월 이후 EU가 새로운 출입국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면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U 밖에서 오는 이들은 지문 4개를 찍고 사진도 찍어야 하는데 이 경우 차 한 대에 최대 10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차 한 대당 약 90초가 걸리는데 이조차도 브렉시트 전에 비하면 배 이상 길다.
그러나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부 장관은 도버항 이용 차량이 많아져서 벌어진 일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노동당 측도 “브렉시트와 직접 연결 짓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보수당 정부가 수요 증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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