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삼성전자·SK하이닉스 4조원대 적자 예상
실저 바로미터 '마이크론' 부진
2분기 연속 적자 전망
쌓여가는 재고와 제품 가격 하락 등으로 올해 1분기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역대 최악'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와 SK하이닉스 가 각각 최대 4조원이 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분기는 1분기보다 적자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분기 어닝 쇼크 가능성과 반도체 가격 추가 하향 등을 감안할 때 그 이상의 적자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중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4조3841억원, 1조1781억원으로 전망했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1월 초 집계됐던 영업이익 전망치 5조9254억원 대비 8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14조1214억원)와 전 분기(4조3061억원) 대비로는 각각 72.6%, 91.7% 급감했다. DS(반도체) 부문이 4조원대 안팎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돼서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4조9757억원, 영업손실 3조47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직전 분기 기록한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 폭이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최대 4조원대 영업손실을 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양사의 부진한 실적은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에 재고 부담 가중과 수출 감소 폭이 컸던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42.5% 감소한 59억6000만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봐도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12.8%에 불과하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하회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반도체 가격 급락과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3개 분기 만에 60% 이상 급감했다. 2022년 2분기 437억달러(56조7663억원)에 달했던 시장 규모는 같은 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319억달러, 226억달러로 줄어들었고 올해 1분기에는 168억달러(21조823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 상반기 저점을 지날 수 있을지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38억원 수준으로 밝혔다. 이는 지난해 2분기보다 51% 감소한 수치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때 당기순손실 15억3000만달러, 직원 10% 구조조정 등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실적은 대체로 국내 반도체 실적을 미리 볼 수 있는 이벤트로 작용한다"며 "메모리 3위 업체의 실적 발표를 통해 국내 업체의 실적을 가늠하고 하반기 업황 회복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수출 및 반도체 수출이 바닥을 통과하는 상황이 도래하면 실적 바닥 통과 가능성도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경험적 하단에 근접해 있고 공급 조절에 따라 가격 하락 폭이 점차 둔화될 수 있으며 미국의 긴축 종료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낸드 메모리의 수요 개선 및 가격 안정화로 인해 소폭 개선세를 보인 뒤, 3분기부터는 D램 수요 회복과 가격 안정화로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는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축소 기조가 당초 예상과 달리 분기 내내 강하게 유지되면서 출하 증가율이 기존 가이던스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디램 -13%, 낸드 -12%를 전망되고 가격도 20%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주가 반등의 직접 트리거가 될 반도체 부문 실적은 2분기부터 점진적 개선을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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