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슈! 아슈!" 외쳤던 앵무새…주인 살해범 이름이었다

인도 살인 현장 목격한 앵무새
범인 잡는데 결정적 실마리
주인 사망 6개월 후 세상 떠나

인도에서 한 앵무새가 범인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외친 덕에 범인이 검거됐다. 이 앵무새는 주인이 살해당한 현장을 목격하고 결정적인 증언을 했으며, 범인은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7일(현지시간) 인디아투데이 등에 따르면 인도의 한 지방법원은 자신의 숙모 닐람 샤르마를 살해한 혐의로 아슈토시 고스와미(36)에게 무기징역형과 7만 2000루피(약 113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아슈토시의 검거에는 닐람의 애완 앵무새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사건은 9년 전인 2014년 2월 20일로 거슬러 간다. 당시 닐람은 자택에서 과다출혈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그의 곁에 있던 반려견도 숨진 상태였다. 집 안에 있던 다량의 현금과 보석 역시 사라졌다. 닐람의 시신에는 칼에 찔린 흔적이 14군데나 발견됐다.

경찰은 수사에 나섰으나 이렇다 할 증거가 나오지 않아 진전이 없었다. 닐람의 남편 비제이 샤르마는 답답한 심정에 앵무새 앞에서 자신이 아는 남성들의 이름을 차례로 언급했다. 이후 조카인 '아슈'의 이름을 들은 앵무새는 "아슈! 아슈!"라고 따라 외치며 날개를 퍼덕이는 등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가족들로부터 '아슈'가 닐람의 조카인 아슈토시를 의미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경찰은 이웃집을 탐문 조사했고, '아슈토시가 닐람의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봤다'라는 목격담을 확보했다. 비제이도 '아슈토시가 아내의 부고 소식을 듣고도 집을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판결은 9년 동안이나 내려지지 않았다. 오랜 수사 끝에 아슈토시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강도 계획을 세웠는데, 범행 당일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는 탓에 살인까지 저지르게 됐다"고 자백했다.

인도 지방 법원은 아슈토시와 그의 친구 로니 두 사람에 대해 무기징역과 함께 7만 2000루피(약 113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모하마드 라시드 특별 판사는 선고문에서 아슈토시의 자백과 앵무새의 '특별한 울음소리'를 주요 근거로 언급했다.

재판부는 "인도의 증거법상 앵무새의 증언이 공식적으로 효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재판 과정 내내 앵무새의 증언이 중심에 있었고 경찰들 역시 앵무새의 역할이 컸다고 그 공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아슈토시의 범행을 고발한 앵무새는 주인의 죽음 이후 식음을 전폐한 끝에 살인사건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남편인 비제이 역시 2020년 11월 사망했다.

닐람의 딸 니베디타는 최종 판결에 대해 "돌아가신 아버지는 아슈가 교수형을 당하길 원했다"며 "온 가족은 아슈가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계속해서 청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