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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 민-관-학 협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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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강국 덴마크의 심장, 메디콘 밸리②
아네트 스틴버그 메디콘밸리연합 대표

산업계-학계-공공의 '3중 나선' 기반 성장
최근 인력 부족 대두…해외 인재 유치 주력
"협력과 집중 통한 성장 이어나갈 것"

아네트 스틴버그(Anette Steenberg) 메디콘 밸리 연합(MVA) 대표 [사진=이춘희 기자]

아네트 스틴버그(Anette Steenberg) 메디콘 밸리 연합(MVA) 대표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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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동부와 스웨덴 남부에 걸쳐 형성된 세계 3위권이자 유럽 최대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메디콘 밸리(Medicon Valley)의 가장 큰 특징은 자발적으로 형성됐다는 점이다. 1900년대 초반 노보 노디스크, 레오 파마 등의 회사들이 자리 잡은 후 다른 제약사와 의료기기 기업, 병원, 대학 등이 자연스레 모여 클러스터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형성됐다고 해서 이후의 운영과 발전까지 이렇게 이뤄진다면 이는 효율보다는 파편적 발전을 낳을 우려가 크다. 메디콘 밸리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했던 데에는 메디콘 밸리를 이끌어가는 협의체인 메디콘 밸리 연합(MVA)의 공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네트 스틴버그(Anette Steenberg) MVA 대표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3중 나선(triple helix)', '다리' 등을 언급하면서 퍼실리테이터(촉진자)로서의 역할을 누차 강조했다.

MVA는 1997년에 전신인 '메디콘 밸리 아카데미'가 창립된 이후 올해로 26주년을 맞았다. 스틴버그 대표는 MVA의 탄생에 대해 "이전에도 많은 연구개발(R&D) 활동이 전개돼 온 곳이었다"면서도 "보다 강력한 발전을 위해서는 서로 간의 협력을 촉진해 줄 지원 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MVA가 결성됐다"고 설명했다.


메디콘 밸리 지도. 덴마크 동부와 스웨덴 남부 지방에 걸친 국경을 가로지르는 클러스터다. [이미지제공=메디콘 밸리 연합]

메디콘 밸리 지도. 덴마크 동부와 스웨덴 남부 지방에 걸친 국경을 가로지르는 클러스터다. [이미지제공=메디콘 밸리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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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틴버그 대표는 MVA가 메디콘 밸리의 성장을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3중 나선'을 누차 강조했다. 3중 나선은 산업계-학계-공공이 함께 뭉쳐 메디콘 밸리의 생명과학 발전을 이끌어나간다는 개념이다. 이어 "MVA는 회원 기반의, 회원 중심의 조직"이라며 "이익을 낼 필요가 없는 사립 비영리 기관으로서 이사회도 3중 나선의 개념에 기초해 꾸려져 있다"고도 덧붙였다. 실제 MVA의 이사회는 2명의 지역 대표(덴마크·스웨덴 1명씩), 3명의 대학 대표, 4명의 기업 대표로 구성돼 있다.


이는 스틴버그 대표가 꼽은 메디콘 밸리의 가장 큰 장점인 북유럽 국가의 민관협력 문화와도 연결된다. 그는 "물론 여기서도 정부가 법을 준수하는지 확인하는 건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통제를 당하는 게 아니라 대화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견을 나누면서 협력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는 설명이다. 그가 2000년 개통한 덴마크와 스웨덴을 잇는 외레순 대교를 예로 들며 이처럼 민-관-학, 덴마크-스웨덴을 잇는 가교로서의 MVA의 역할을 강조한 이유기도 하다.

덴마크 코펜하겐과 스웨덴 말뫼를 잇는 외레순 대교.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덴마크 코펜하겐과 스웨덴 말뫼를 잇는 외레순 대교.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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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디콘 밸리라고 해서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제약·바이오 산업의 인력난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이곳 역시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스틴버그 대표는 "우리 역시 연구, 규제과학, 생산 등 분야에서 전문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며 "현재 6만6000명이라는 이 지역 인구 대비 높은 비중의 인력이 메디콘 밸리에 종사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예상되는 적정 인력인 7만명 대비 4000명가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는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덴마크·스웨덴 역시 출생률이 1.67명으로 한국보다는 조금 높긴 하지만 매우 낮다"며 "출생률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으로 '워라밸'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돈을 더 많이 주는 것으로 인력을 유치하는 게 아니라 왜 이곳에 와서 일하고, 여기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특히 여성들이 일하기 더 쉬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육아 지원 등의 복지에 대해서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네트 스틴버그(Anette Steenberg) 메디콘 밸리 연합(MVA) 대표 [사진=이춘희 기자]

아네트 스틴버그(Anette Steenberg) 메디콘 밸리 연합(MVA) 대표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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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메디콘 밸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는 '집중'을 언급했다. 그는 "MVA는 기본적으로 작은 조직"이라며 "모든 것에 힘쓰기보다는 특성화된 곳에 주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메디콘 밸리가 글로벌 톱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당뇨병과 마이크로바이옴, 디지털화 등의 영역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고자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여성의 헬스케어에 대한 포부도 언급했다. 스틴버그 대표는 "덴마크·스웨덴의 가장 큰 장점인 혁신과 디지털화, 지속 가능한 성장, 성평등을 고려했을 때 여성의 건강에 보다 신경 쓰고 싶다"며 "기존의 안전 시스템, 의료기기 등이 남성의 몸에 맞게 디자인돼 있던 만큼 이를 여성의 몸에도 맞게 개발하는 변화를 이끌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틴버그 대표는 외무부에서 약 12년간 일하며 글로벌 생명과학·헬스케어 산업 협력에 관여해오기도 했다. 그는 외무부 근무 당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며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스틴버그 대표는 "의료 분야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고, 기술적인 면에서 상당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덴마크와 스웨덴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듯이 우리 역시 한국에 많은 흥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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