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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테크]절약을 전시하는 요즘 애들 '짠테크'…자린고비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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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값 아끼지만 우울하진 않은 MZ 마인드
다이어트·환경 보호까지 '일석이조 짠테크'
무지출에 도전, 앱테크로 커피값 벌어 성취감↑

'월급의 OO%를 모으는 30대 부부의 일상', '일주일 무지출챌린지', '1인가구 냉장고 파먹기 브이로그'.


최근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심심찮게 눈에 띄는 콘텐츠 제목이다. 고물가 상황 속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발상을 전환한 새 재테크 수단, '짠테크'가 떠오르면서 유사한 제목을 단 콘텐츠도 늘었다. 버는 족족 최대한 모으는 데 집중하고 이 과정을 동영상 일기로 남겨놓는 신혼부부, 지출이 '0'에 수렴하도록 살아본 일주일을 영상에 담은 청년, 냉장고 속 식재료를 활용해 추가 소비 없이 끼니를 해결하는 1인가구 등이 주인공이다.

옛날옛적 밥상에 올릴 조기를 천장에 매달아놓던 시절부터 자린고비, 구두쇠는 존재했지만 최근 MZ세대의 절약 접근법은 좀 다르다. 가장 큰 변화는 과거 부정적 인식을 깨고 절약에 '도전'하면서, 이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내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비슷한 도전에 나선 이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도전을 지속할 동력을 얻기도 한다. '안 쓴만큼 더 모으는' 이 재테크 방식을 하나의 성취로 받아들인다는 점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세븐일레븐 주현영 도시락. [사진제공=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주현영 도시락. [사진제공=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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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값 줄이면서 다이어트·환경 보호까지? '일석이조 짠테크'

직장인 박시은(32세)씨는 최근 회사에 점심 도시락을 챙겨 다닌다. 주말에 일주일 간 점심 메뉴를 간략하게 정해 장을 본 후 전날 밤 미리 준비해 아침에 챙겨 나가고 있다. 박씨는 "처음엔 도시락을 싸와서 혼자 식사를 하는 게 어색했지만, 이젠 익숙하다"며 "불필요한 과식이 줄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과 직장인의 '기본 레벨 짠테크'는 점심값 아끼기다. 지난해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외식 가격이 급등하면서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고, 직접 싼 도시락을 이용하는 이들도 증가했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의 도시락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24.6~41.2%에 달했다. 1만원 한 장으로 백반 정식 사 먹기도 힘들어진 시대에, 5000원 전후의 가성비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면서다. 업계에선 김혜자·백종원·주현영 등 유명인을 앞세운 가성비 도시락을 개발해 선보이는 등 소비자 선택지를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올해 편의점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35~42.7%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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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소비 문화가 주목 받으면서 점심 식사뿐 아니라 카페 방문 시 텀블러를 활용해 커피값 줄이기, 출퇴근시 버스·지하철 대신 자전거 타기 등을 생활화하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이는 생활비를 아낄 수 있을뿐 아니라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며 떠오른 가치 소비 트렌드에도 동참할 수 있는 활동이어서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생각이다. 생활용품 업계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단순한 유행에 그치지 않고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2030세대가 열광하는 캐릭터를 적용한 도시락 용기, 감도 높은 디자인을 적용한 텀블러 등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짠테크 레벨이 좀 더 올라가면, 무지출 챌린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일정 기간 동안 소비 없이 사는 데 도전하는 것이다. 소비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 목표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소소한 소비까지도 인지하게 돼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지난해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2%가 '무지출 챌린지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무지출 챌린지를 긍정하는 이유 1위로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어서'(65.6%)가 꼽혔다. 응답자의 76.6%는 무지출 챌린지까지는 아니지만 절약하려는 사람이 많아진 느낌이라고 답했다.


티끌 모아 커피값 번다…앱 활용 이색 재테크도

짠테크족이라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푼돈 재테크'에 나서는 앱테크도 빼놓을 수 없다. 금융·교육·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앱이 고객 참여를 위해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나 캐시, 리워드 등으로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누적 공부 시간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 받거나, 앱을 켜고 반려견을 산책시키면 포인트가 지급되는 식이다. 1만보를 걸으면 캐시가 지급되거나, 앱을 켜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빈도에 따라 리워드가 나온다. 앱을 실행해 근처에 동일한 앱을 켠 다른 사용자의 아이콘을 통해 포인트를 벌기도 한다. 직장인들이 점심 시간에 시청 근처 등 사람이 많은 특정 장소에 모여 '10원 줍기 챌린지'를 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0원이 모여 100원이 되고 한 달을 채우면 커피 한 잔 값은 거뜬히 벌린다는 게 앱테크 참여자들의 설명이다.


짠테크족은 이를 통해 티끌 모아 커피 값을 벌 수 있어 좋고, 앱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좋은 방식이다. 인크루트가 지난해 앱테크 참여도와 참여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성인남녀 17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앱테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8.5%는 앱테크를 '매일 한다'고 답했으며 하루 평균 수익은 312원으로 조사됐다. 안쓰고 한푼씩 모은 돈은 적은 금액이나마 재테크에 나서 성취감을 키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재무관리를 위해 소액 재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소비자는 71%에 달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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