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은행권의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면 정부가 더 많은 예금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미국은행협회 연설을 앞두고 공개된 연설문을 통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당국의 조치가 신속하고 적절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취한 조치는 특정은행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 더 광범위한 은행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개입했다"면서 "만약 소규모 은행들이 전염 위험이 있는 예금 인출 상황을 겪게 된다면 비슷한 (추가)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재무부는 SVB, 시그니처뱅크 폐쇄 이후 전액예금보장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대형은행들의 300억달러 긴급 수혈, UBS의 크레디스위스(CS) 인수 이후에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가 폭락세를 이어가는 등 시장 일각에서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옐런 장관이 직접 자칫 은행 위기가 급격히 고조될 경우 모든 은행의 예금보호한도(1인당 25만 달러) 이상의 예금을 보호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예금 전액을 보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로서 재무부는 이러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
이날도 옐런 장관은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며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Fed의 대출 프로그램이 의도대로 은행 시스템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며 "지역은행의 예금인출도 안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옐런 장관의 발언에 한층 안도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은행권 리스크 우려가 진정되면서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위기설에 휩싸였던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도 치솟았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전장 대비 36% 이상 뛰어올라 잠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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