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마이스 업계 최초로 코스닥시장 상장
킨텍스와 손잡고 10월에 인도 전시산업에 진출
전시회 주최 전문 기업 메쎄이상이 지난 3일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업계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자제했던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흑자경영을 달성한 메쎄이상은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세계적인 마이스 업체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메쎄이상 사명에 있는 '메쎄(Messe)'는 전시회를 뜻하는 독일어다. 가톨릭교회의 미사와 같은 단어다. 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메쎄이상 본사에서 만난 조원표 대표는 "일요일 미사가 끝나면 교회 앞마당에 장이 섰다"라며 "전시회와 미사가 같은 어원을 갖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흑자 기조 유지
조원표 대표는 "코로나19 시기에 전시회가 잘 열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사람들이 전시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대표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온라인으로 제품의 특징과 장점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시회에 참가하면 적은 비용으로 대기업과 동등한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새로운 바이어를 만나 거래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점은 전시회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중소기업은 전시회가 연기되면서 바이어·소비자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런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한 정부는 방역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전시회를 열도록 허용했다. 덕분에 메쎄이상은 2020년과 2021년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2020년 매출액 18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매출액 266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372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달성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메쎄이상은 기업 간 거래(B2B) 전자상거래 회사인 이상네트웍스가 2010년 설립한 전시 전문 기업이다. 2005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상네트웍스는 2008년 경향하우징페어를 인수하면서 전시사업에 진출했다. 최대주주인 이상네트웍스와 특수관계인은 메쎄이상 지분 86.3%를 보유하고 있다.
메쎄이상 설립 당시 경향하우징페어 1건을 주최했지만 15년이 지난 현재 연간 60건이 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국내 600여개 전시 주최사 가운데 최상위권 업체로 성장했다. 건축·인테리어에서 기계·의료·환경·보안·코팅·부동산·호텔·농업·레저·영유아 등 20개 사업군에서 대표적인 전시회를 담당하고 있다.
조 대표는 "메쎄이상은 전시 참여 기업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쟁사 대비 탁월한 전시 관련 데이터를 축적한 게 메쎄이상의 강점이다. 메쎄이상의 모체가 B2B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이상네트웍스다.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데 능하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메쎄이상이 주최한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 수는 15만6037개에 이른다. 해마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관람객 데이터도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받아 축적하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시 기획을 하고 관련 종사자를 초청하다 보니 참가사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 전시회가 끝나고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읽고 다음 전시회에 반영하는 선순환도 가능하다.
인도 뉴델리 대규모 전시장 20년간 운영
국내에서 경험을 쌓은 메쎄이상은 이르면 10월에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린다. 타깃은 인도다. 인도는 포스트 차이나로 불릴 만큼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공장이자 글로벌 공급망으로 성장하고 있다. 14억명을 웃도는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로 시장 잠재력이 크다. 이런 인도에서 전시회 산업은 막 태동하는 단계다. 인도 정부는 수도 뉴델리의 위성도시 드와르카에 '인디아 국제 전시컨벤션센터(India International Convention & Expo Center·IICC)'를 조성하고 있다. 국제공항과 특급호텔 단지에서 가까운 교통의 요지에 있으며, 1단계 건립 규모는 전시장과 회의실을 합쳐 약 12만m²에 이른다.
한국 최대 전시 주최사인 메쎄이상은 한국 최대 전시장을 운영하는 킨텍스와 공동으로 IICC를 앞으로 20년간 운영한다. IICC 전시컨벤션센터 운영을 위해 합작법인 키넥신 컨벤션 매니지먼트를 설립했다. 키넥신 컨벤션은 IICC 개관을 기념해 세계 최대 규모의 플라스틱 제조산업전시회 '플라스트 포커스'를 열기로 했다. 키넥신과 인도 전시 주최사 트리윤사, 마마타 그룹(Mamata Group) 등 3사가 손을 잡고 행사를 진행한다.
조 대표는 "IICC는 인도를 비롯한 서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한국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개최하고 상설전시장도 조성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쎄이상은 IICC를 국내 마이스 산업을 수출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해외에서 전문성을 쌓아 미국·유럽 등에서 국내 브랜드를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IICC에서 '코리아 엑스포' 개최를 구상하고 있다. 조 대표는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건축·배터리·IT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산업 선진국 독일…경제효과 39조
메쎄이상이 안정적인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에 진출하는 이유는 해외 시장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사람이 인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우려한다"라며 "그러나 과거 국내 제조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도 위험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출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과실이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했기에 인도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전시 산업의 성장 사례를 보면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세계에서 전시 산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독일의 전시는 라이프치히·프랑크푸르트·쾰른 등의 도시를 중심으로 12세기부터 발달했다. 독일 전시 산업은 자동차·제약·화학·철강·에너지·금융산업과 더불어 최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마다 160~180개의 국제 전시회가 열리고, 약 18만개의 전시 업체, 1000만명의 방문객이 전시회에 참여한다. 전시 산업은 경제 기여도와 고용 창출 효과가 높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독일에서 전시회를 통한 직접 수익은 약 145억유로(약 20조원), 거시 경제적 생산 효과는 연간 280억유로(약 39조원)에 달한다. 고용 효과도 크다. B2B 부문 무역 전시회에 약 5만8000개 전시 전문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만개 이상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된다. 2018년 기준 독일에서는 23만1000명이 전시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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