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UBS, 4.2조원에 CS 인수…스위스 "구제금융 아닌, 상업적 해결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UBS, 4.2조원에 CS 인수…스위스 "구제금융 아닌, 상업적 해결책"
AD
원본보기 아이콘

전 세계적인 금융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해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UBS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크레디스위스(CS)를 약 30억스위스프랑(약4조2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앞서 CS의 재무보고서에서 '중대한 약점'이 발견됐다는 발표에 유동성 위기가 급격히 고조된 지 5일 만이다. 스위스 금융당국 역시 대규모 유동성 지원 카드를 내놓으며 CS발 금융시장 충격을 막기 위해 나섰다.


UBS와 CS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양사가 UBS를 존속법인으로 하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UBS의 CS 인수가는 주당 0.75스위스프랑, 총 30억스위스프랑이다.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 당 USB 1주를 받게 된다. 이는 이날 오전 주요 외신에 CS가 거부한 것으로 보도됐던 인수 제안가(주당 0.25스위스프랑)를 웃돈다. 다만 지난 금요일인 17일 종가(주당 1.86스위스프랑)를 기준으로 한 CS의 시장가치에는 훨씬 못미치는 규모다.


이번 인수는 스위스 정부, 스위스중앙은행(SNB), 금융감독청(FINMA)이 스위스 경제와 은행시스템의 안정성에 필요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양사에 거래를 요청함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 중 하나인 CS는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가운데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까지 덮치며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상태였다.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금요일에 확인된 유동성 유출, 시장 변동성은 더 이상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고 신속하고 안정적인 해결책이 필요해졌다"면서 "이 해법이 UBS의 CS인수였다"고 설명했다.


SNB는 이번 인수를 위해 최대 1000억스위스프랑의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 SNB는 "실질적인 유동성 제공을 통해 두 은행 모두 필요한 유동성에 접근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정부, FINMA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스위스 재무부 역시 특정 손실이 발생할 경우 효력이 발생되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90억스위스프랑 규모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카린 켈러 서터 스위스 재무부 장관은 "CS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면서도 CS의 디폴트는 세계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고 이러한 시나리오를 막는 것이 스위스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조치에 대해 "구제금융이 아닌 상업적 해결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로부터 이번 인수가 사실상 구제금융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스위스 당국은 시장에 미칠 혼란을 막기 위해 20일 아시아 금융시장 개장 전 계약을 마무리하고자 주말 내내 바삐 움직였다. 당국의 조처에 따라 필수 조치인 주주 승인 절차도 생략됐다. 시가총액 80억달러 규모인 CS가 무너질 경우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가 상당하다고 판단한 미국, 유럽 금융당국도 이번 협상 타결을 위해 스위스와 협력했다. 스위스 정부는 자칫 협상이 불발될 시 CS를 완전 또는 부분 국유화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UBS와 CS는 이르면 연내 합병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 승인 절차가 생략된 것과 달리, 주요국 반독점 규제 승인 절차는 남아 있다. 이를 모두 마무리할 경우 시총 700억달러대 공룡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합병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UBS를 이끄는 랄프 해머스 CEO가 맡을 예정이다.


UBS는 CS의 투자은행 사업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이날 확인했다. 콜름 켈러허 UBS 회장은 "CS 직원들에게 어려운 시간이 될 것임을 이해하고 있으며 불확실성을 축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감원 계획과 관련해서는 아직 언급하기에 이르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UBS가 이번 거래를 철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성공적으로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악셀 P 레만 CS 이사회 의장은 "최근의 전례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합병은 최선의 결과"라고 전했다.


주요국 금융당국은 일제히 환영했다. 미국 재무부와 Fed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금융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스위스 당국의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은행 시스템의 자본과 유동성 포지션은 강하며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탄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금융감독청과 영란은행(BOE) 역시 "오늘 발표까지 국제 카운터파트와 긴밀히 협력해왔고 이를 지원해왔다"면서 "영국의 은행시스템은 자본화와 자금지원이 잘 돼있고, 안전하고 건전한 상태"라고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전국 32개 의대 모집인원 확정…1550명 안팎 증원 [포토] 서울대병원·세브란스, 오늘 외래·수술 '셧다운' "스티커 하나에 10만원"…현금 걸린 보물찾기 유행

    #국내이슈

  • "韓은 부국, 방위비 대가 치러야"…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시사한 트럼프 밖은 손흥민 안은 아스널…앙숙 유니폼 겹쳐입은 축구팬 뭇매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해외이슈

  • 캐릭터룸·테마파크까지…'키즈 바캉스' 최적지는 이곳 [포토] 붐비는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포토PICK

  •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