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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코펜하겐大 교수 "無에서 벗어나는 게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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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 코펜하겐을 가다④
벤테 클라룬드 페데르센 코펜하겐대 교수 인터뷰
운동 때 나오는 치매 예방 호르몬 '마이오카인' 발견

"걸음 수 줄이면 신체·정신 건강 악영향"
"대중교통도 걷기에 필수적인 인프라"

[하루만보 하루천자]코펜하겐大 교수 "無에서 벗어나는 게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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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테 클라룬드 페데르센(Bente Klarlund Pedersen) 코펜하겐대 릭스왕립병원(Rigshospitalet) 교수는 덴마크에서 '걷기 전도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2009년 발간한 저서 '걸어라, 좋아질 것이다(WALK-UP-sa gar det bedre)'는 덴마크 내에서 '걷기 지침서'로 통하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강연 활동을 통해 걷기의 중요성 등을 알려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에는 덴마크 보행자 협회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학술적으로도 걷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온 연구자다. 2003년에는 논문을 통해 운동 때 근육이 수축하면서 분비되는 마이오카인(Myokine) 호르몬을 발견한 사실을 알렸다. 페데르센 교수의 발견 이후 마이오카인은 다양한 후속 연구를 통해 지방 분해를 촉진해 치매 예방 및 다이어트 효과, 동맥의 염증을 억제해 동맥 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데르센 교수는 걷기 전도사답게 매일 아침 걷기와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5시 40분쯤에 집을 나서 매일 45분가량을 걷거나 뛴다. 그는 이 같은 루틴을 시작한 데 대해 "교수로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본업 상 안 그래도 평소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 데다 글쓰기, 강연 준비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면서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니 평소에 출퇴근, 장 보러 가는 것 외에도 별도로 걷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벤테 클라룬드 페데르센 교수의 저서 '걸어라, 좋아질 것이다(WALK-UP-sa g?r det bedre)'

벤테 클라룬드 페데르센 교수의 저서 '걸어라, 좋아질 것이다(WALK-UP-sa g?r det bed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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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걷기를 통해 우울증과 불안 증세 감소 등은 물론 치매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걷는 습관이 단순한 신체적 건강을 넘어 정신적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단언했다. 페데르센 교수는 걷고, 뛰고, 춤을 추는 등의 활동을 할 때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호르몬이 생기면서 정신적으로 완화 효과를 가져오는 한편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인 BDNF 수치가 증가하고, 해마를 자극해 해마를 키우고 기억력을 향상해 치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하루에 얼마큼의 걸음을 걸어야 할까? 페데르센 교수는 "무리가 되지만 않는다면 1만보 정도가 좋다"며 "그 이상은 효과가 걷는 만큼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1만보는 무리일 수 있는 만큼 차근차근 나아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1만보가 '마법의 숫자'는 아닌 만큼 압박을 느끼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각자 자신의 신체 수준에 맞는 적합한 목표를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무(nothing)'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2000보를 걷다가 4000보를 걷고, 다시 8000보로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작은 목표에서 시작해 조금씩 걸음 수를 늘리는 걸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페데르센 교수는 이처럼 건강 상태에 따라서 운동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도 누차 강조했다. 그는 "건강한 상태라면 1만보에 더해 심박수가 높아지고 숨이 차 말하기 힘들 정도의 운동을 추가로 하는 게 좋다"며 반대로 "건강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을 수 있는 노년층은 잘 걷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추천하는 걷기법은 '인터벌 워킹'이다. 약 3분 간격으로 빠르게 걸었다 느리게 걷기를 반복하는 방식이다. 또는 오르막길을 걸어서 심장을 자극하는 게 몸에 좋다고 페데르센 교수는 설명했다.


벤테 클라운드 페데르센(Bente Klarlund Pedersen) 교수 [이미지출처=책 '걸어라, 좋아질 것이다']

벤테 클라운드 페데르센(Bente Klarlund Pedersen) 교수 [이미지출처=책 '걸어라,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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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했던 한 실험 결과를 전했다. 하루 평균 1만보를 걷던 젊고 건강한 사람들을 일부러 게으르게 만들어서 하루 1500보가량밖에 걷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이다. 2주 만에 그들의 신체는 급속히 나빠졌다. 전반적인 체력 수준이 감소했고, 식사 후 혈당 수치가 높아지는 등 전 당뇨 증상이 나타났다. 내장지방 수치도 증가했고, 심지어 인지능력도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페데르센 교수는 "만약 당신이 덜 움직이기 시작하면 신체·정신적 건강에 즉각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라며 "건강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가급적 걷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코펜하겐이 이를 위한 충분한 인프라를 갖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페데르센 교수는 "코펜하겐은 보행 친화적 인프라를 갖고 있다"며 "공원 같은 녹지 지역이 많은 등 아름답고 안전한 환경을 갖추면 더 많이 걸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활한 대중교통 인프라를 갖추는 것도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대중교통이 잘 갖춰지면 이를 이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전철역이나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게 되지 않겠느냐"며 "좋은 대중교통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는 보행 친화적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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