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서초구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 챗GPT를 주제로 제84회 굿인터넷클럽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은수 서울대 박사, 윤영진 네이버클라우드 리더, 최영준 연세대 교수,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며 디지털 격차가 심화될 거란 우려가 제기됐다. AI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 속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이들과 하지 못하는 이들 사이의 생활 수준이 크게 벌어질 거란 설명이다.
14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챗GPT 열풍, 인공지능에 관한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제84회 굿인터넷클럽'을 열었다. 굿인터넷클럽은 2014년부터 매월 1회 주요 이슈를 선정해 전문가들과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다.
이번 굿인터넷클럽은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패널에는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김은수 서울대 인공지능정책 이니셔티브 박사, 윤영진 네이버 클라우드 리더가 자리했다.
최 교수는 전 세계적인 챗GPT 열풍은 거대한 파도에 비유했다. 그는 “AI라는 거대한 파도를 역행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떻게 하면 이 거대한 파도를 서퍼들이 잘 타고 넘어갈 수 있을지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디지털 격차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AI 시대에서는 데이터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크게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 능력이 소수만 앞서가고, 다수가 뒤떨어지게 되면 국가적인 역량의 차이가 벌어지게 돼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도 이에 공감했다. 그는 “챗GPT가 나오기 전에는 AI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제는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다”라며 “기술 수준이 빠르게 변화하며 정보 격차에 대한 위기감이 느껴진다. 정부 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명예교수는 “AI의 중요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 가르칠 사람이 준비돼 있지 않은 현실”이라며 정부의 법·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리더는 “챗GPT를 활용해 과제나 보고서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컴퓨터와 계산기가 있다고 해서 산수를 안 가르치지 않는다”며 “앞으로 생성형 AI라는 도구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I산업 발전과 관련해서는 시장 자율적인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박사는 “AI 산업 관련 규제를 섣부르게 도입할 경우, 생각지 못한 기술의 잠재력을 막을 수 있다"며 "개발 단계에서 의지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두고,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어떻게 규제할 건지 빠르게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혁신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북유럽 국가들이 미국보다 스타트업 환경이 좋은 것으로 나타난다”라며 “이는 기술에 대한 저항감이 없는 것에서 비롯된 결과로, 새 기술에 규제부터 고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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