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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효율' 과산화수소 생산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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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공동 연구팀

화학 산업의 핵심 물질인 과산화수소를 산소와 물만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비용, 탄소 배출도 획기적으로 줄여 추가 연구를 통한 상업적 활용 가능성도 높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과 성영은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에드워드 살전트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등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고 효율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촉매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1㎏의 촉매로 하루 6.6t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성능으로, 연구진이 2020년 세웠던 기록(341.2㎏)을 자체 갱신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의 모식도
연구진은 탄나노튜브 위에 평면구조를 지니는 CoPc(Cobalt Phthalocyanine)를 안정화시킨 새로운 전기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를 통해 5wt%의 고농도의 과산화수소를 전기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었다. 친환경적인 전기에너지만 사용하면서도 과산화수소 생산에 소모된 에너지는 산업적 안트라퀴논 공정의 1/4수준(16GJ/ton vs 70GJ/ton)에 불과하다. 

<그림제공=IBS>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의 모식도 연구진은 탄나노튜브 위에 평면구조를 지니는 CoPc(Cobalt Phthalocyanine)를 안정화시킨 새로운 전기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를 통해 5wt%의 고농도의 과산화수소를 전기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었다. 친환경적인 전기에너지만 사용하면서도 과산화수소 생산에 소모된 에너지는 산업적 안트라퀴논 공정의 1/4수준(16GJ/ton vs 70GJ/ton)에 불과하다. <그림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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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산화수소는 치약이나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은 물론 멸균이 필요한 의료현장, 불순물 제거가 필요한 반도체 공정 등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현재 과산화수소는 ‘안트라퀴논 공정’으로 생산된다. 안트라퀴논이라는 유기물에 수소를 첨가하고 공기로 산화시키는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값비싼 귀금속인 팔라듐 촉매를 다량 사용해야 하고, 공정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에너지 소모량도 많고, 부산물로 유기물이 발생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 단점을 극복하고자 최근에는 산소(O2)에 전자를 추가하는 환원 과정을 이용해 과산화수소(H2O2)를 생산하는 전기화학적인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높은 압력이나 고온이 필요 없고 부산물이 없어 깨끗하다는 게 장점이지만, 이를 위한 적절한 산업용 촉매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2020년 귀금속 대신 값싼 금속인 코발트 기반 촉매를 개발하고, 물과 산소만 이용해 전기화학적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보여줬다. 코발트는 1㎏ 당 약 3만 원으로 기존 촉매로 사용돼온 팔라듐(약 6100만 원)이나 백금(약 4000만 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촉매는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보였지만, 실제 산업 규모보다 100배 이상 작은 실험실 규모에서만 활성을 보인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장점은 유지하면서 산업 규모에서도 높은 활성을 보일 수 있도록 촉매를 개선시켰다.

공동 저자인 이병훈 캐나다 토론토대 박사후연구원은 “2020년 개발한 촉매는 그래핀 위에 코발트 원자를 올린 형태였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원통형 탄소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에 분자촉매를 결합했다”며 “분자촉매는 산업에서 주로 이용되는 촉매보다 높은 성능을 보이지만 안정성이 떨어져 이용이 제한적이었는데, 그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촉매는 산업적 적용이 가능한 전류밀도(0.3A/㎠ 이상)에서도 높은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보였으며,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고농도의 과산화수소(5wt%)를 생산할 수 있다. 또 100시간 이상 과산화수소를 연속적으로 생산해도 초기 성능의 99% 이상을 유지하는 안정성 역시 확보했다. 1t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는 16GJ(기가줄)로 기존 안트라퀴논 공정(70GJ/ton)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성영은 부단장은 “초고농도 과산화수소(30wt%)를 전기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촉매를 개선시킬 계획”이라며 “과산화수소는 물과 희석하여 원하는 농도로 사용되는데, 고농축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게 되면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 이득이 더 크다”고 말했다.


현택환 단장은 “과산화수소 뿐 아니라 분자촉매를 이용한 여러 유용한 화학연료 전기적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학계에 큰 영향을 줄 것” 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IF 40.71)’ 온라인 판에 실렸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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