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대인 혐오, 나치 찬양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미국 힙합 스타 '예(옛 카녜이 웨스트)'와 협업을 중단하면서 7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아디다스는 협업 제품 재고 처리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배당금을 대폭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며 위기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8일(현지시간)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2022년 실적 및 2023년 실적 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7억유로(약 9700억원)의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 영업손실은 31년 만에 처음이다. 5억유로는 예와의 협업 브랜드인 '이지' 재고 처리와 관련한 손실이며 나머지 2억유로는 일회성 비용이라고 아디다스는 설명했다.
아디다스는 2013년부터 예와 협업해 이지 브랜드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지난해 예가 유대인 혐오와 나치 찬양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아디다스는 같은 해 10월 예와의 협업을 중단, 이지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도 생산을 멈췄다. 아디다스가 예와 협업해 벌어들인 매출은 연간 약 2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디다스의 골칫거리는 바로 이지 브랜드 제품 재고다. 아디다스는 이 재고로 인한 매출 손실이 12억유로 수준이라면서 이로 인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다. 이날 발표된 실적을 보면 지난해 4분기에만 7억2400만유로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지 브랜드와의 협업 종료와 일회성 비용이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뷔욤 굴든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이지 브랜드 제품 재고 처리를 위해 재고품을 팔아 그 수익을 어딘가에 기부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재고품이 발생할 경우 많은 패션 브랜드가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해당 제품을 폐기하곤 한다. 하지만 굴든 CEO는 폐기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예와의 협업 중단뿐 아니라 중국 매출 감소와 경쟁 심화에 따른 시장 점유율 축소 등이 아디다스를 괴롭히고 있다. 아디다스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1% 증가했지만 가장 큰 단일 시장인 중국 시장의 매출액은 연간으로 36% 감소했다.
실적 악화는 아디다스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아디다스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한등급 낮췄고, S&P도 'A+/A-1'에서 'A-/A-2'로 내렸다.
지난 1월 아디다스의 신임 CEO를 맡게 된 굴든은 올해를 아디다스의 '전환의 해'라고 선언하고 전통적인 제품 라인에 우선순위를 두는 한편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아디다스는 오는 5월 11일로 예정된 연례총회에서 배당금을 2021년 주당 3.30유로에서 올해 0.70유로로 낮출 계획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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