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항상 변화무쌍하지만 최근에는 뭔가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구나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인공지능 챗GPT의 등장 때문이다. 인터넷의 등장은 우리에게 막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했지만 그때는 정보의 바다 속에 던져진 상태였다면 챗GPT는 그 정보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가공해주는 수준이다.
이러한 엄청난 변화의 시기에 회사를 이끌어가는 조직의 리더들은 과연 어떠한 리더십을 갖추어야 할까? 과거 어떤 조직의 리더라고 하면 흔히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었다.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구성원들을 일사분란하게 이끄는 사람이야말로 제대로 된 리더라고 생각됐다. 그러나 산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지속적인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시기에는 리더 혼자가 그러한 역량을 갖추는 것도 불가능하다.
최근 효율적인 조직문화와 형태를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애자일(agile) 조직이다.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기존 부서간의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따라 소규모팀을 구성하면서 완벽한 사전 기획보다는 신속한 실행과 외부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업무완성도를 높혀가는 애자일조직이 효율성이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공고해진 부서간의 장벽과 경쟁 과열로 성과가 떨어져가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사티아 나델라를 최고경영자로 맞이하면서 애자일 경영을 적극 도입하고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것은 잘 알려진 얘기이다. 이러한 애자일 조직에 맞는 리더십이 바로 공감과 협력의 리더십, 코칭형 리더십이다. 구성원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나가는 것이 변화의 시기에 조직이 살 길이기 때문이다.
최근 채용관련 플랫폼 회사가 MZ세대 직장인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MZ 세대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리더십은 바로 조직원의 성과를 관리하고 지원해주는 ‘코칭형 리더십’이라고 한다. 직원의 자아실현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리더가 더 각광받고 요구되는 것이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는 회사를 옮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실제 이직율도 높은 MZ세대 구성원들은 회사일이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야 일을 잘하고 싶은 동인이 생긴다고 하니 리더가 구성원들이 하는 일의 의미를 구성원의 관점에서 찾아주고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개최된 아시아 경제 주최 ‘여성리더스 포럼’에서도 리더십과 관련하여 같은 의견이 제시되었다. 커리어 세션에서 토론자들은 이제는 "공감과 배려, 화합, 경청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그런 면에서 여성들이 강점을 가지게 되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였다. 포럼 가운데서도 필자가 특히 공감가는 부분이었다. 우리의 경영환경도 이제 조직구성원과의 경쟁보다도 적극적 협력, 그리고 구성원의 행복과 성장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구성원 중 여성의 비율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의 반 이상은 또한 여성이기 때문에 내외부의 여성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여성리더의 역할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칼럼을 쓰기 전 챗GPT에게 ‘변화와 위기의 시기에 가장 효과적인 리더십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져보았다. 챗GPT가 1초도 되지않아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고 지지와 가이드를 통해 조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의욕 고취와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리더십"이라고 답변했다. 필자의 생각 그대로였다.
김경선 전 여성가족부 차관
꼭 봐야할 주요뉴스
"월 100만원도 못 벌어요" 속출…자영업, 폐업 '10...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