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매출 비중 33.7%→32.6%
메모리 매출 감소에 재고자산 급증
메모리 반전 이룰 서버용 제품 기대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비중이 지난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 매출도 줄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반도체 한파를 극복할 사업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서버용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를 내다보고 있다.
9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매출이 소폭 늘었다. 98조4553억원으로 전년(94조1586억원) 대비 4.56%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 2021년 33.7%에서 지난해 32.6%로 1.1%포인트 감소했다. DS 부문 내 주요 사업 분야인 메모리 매출도 지난해 68조5349억원으로 전년(72조6022억원)보다 5.6% 줄었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이 경기 악화로 얼어붙으면서 하반기부터 실적이 쪼그라든 것이다. 실제 DS 부문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9조576억원으로 전년 말(16조4551억원)보다 76.59% 늘었다. IT 수요가 줄면서 만들어두고도 판매하지 못한 제품이 많이 쌓였다는 의미다. 그 결과 작년 DS 부문 영업이익 역시 23조8200억원으로 전년(29조2000억원)보다 18.42%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메모리 사업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 최신 D램 규격인 DDR5 시장 확대가 대표 사례다. DDR5 D램은 기존 DDR4 D램보다 수익성이 세 배쯤 높다. 특히 서버용은 모바일, PC용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인텔이 1월 사파이어 래피즈를 선보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이다. 사파이어 래피즈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리면 함께 쓰이는 서버용 DDR5 D램 사용도 늘 수밖에 없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서버용 DDR5 수요가 늘면서 높은 가격 프리미엄에 힘입어 서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하락을 멈출 것"이라며 "서버 DDR5 출하량 비중을 얼마큼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챗GPT 효과에 따른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도 고성능 메모리 수요 진작을 기대하게 만든 요소다. 서버에서 AI 연산을 지원하려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HBM 탑재가 필수다. 다수 기업이 AI 서버 투자를 늘리면서 HBM 사용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40~45% 이상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트렌드포스는 이와 관련해 "HBM은 제조 기술 측면에서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며 "메모리 공급 업체들은 HBM을 매출총이익(gross margin)이 높은 제품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AI 서버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며 올해 AI 서버 출하량이 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까지 출하량은 연평균 10.8%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 1분기 매출 전망치가 전년 동기보다 17.12% 줄어든 64조4625억원이라고 집계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2662억원으로 83.95% 감소할 수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