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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전쟁]①간호사 위상 70년만에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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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현 의료법의 모태는 1951년 제정된 ‘국민의료법’에서 출발한다.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지금의 의료법으로 이어졌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의료법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에 대한 면허 취득부터, 자격요건 등 기본적인 내용부터 의료행위 전반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전통적 의료행위를 효과적으로 규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가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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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의 취지는 이 같은 기존 의료계를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있다. 성큼 다가온 고령화사회와 만성질환의 증가는 건강관리의 패러다임을 의료기관을 넘어 지역사회, 예방 중심으로 바꾸는 추세다. 이에 따른 간호·간병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간호 직역의 전문적 가치가 커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간호 분야의 독립적이고 전문적 역할을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는 시각이 간호법 제정에 담겨 있다.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본회의 직회부 결정한 간호법 제정안(위원회 대안)의 핵심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간호인력과 간호에 관한 사항을 독자적 법률로 제정해 간호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데 있다. 간호법 제정의 목적도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간호사·전문간호사·간호조무사(간호사등)의 면허와 자격, 업무범위를 규정하고 권리 및 처우개선, 인력양성 방안 등을 명문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의료법에 있던 간호인력 관련 법령과 달라진 점은 우선 간호사의 권리 및 처우개선이 담겼다는 것이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간호사등의 장기근속 유도 및 숙련인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해야 한다.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간호사등 확보를 위해 의료기관에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간호사등을 고용하는 기관 및 시설에도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지원을 의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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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양성을 위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담았다. 병원급 의료기관에 ‘교육전담간호사’를 둬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 기술, 역량 등을 전수하고 적응을 지원하도록 했다. 교육전담간호사는 신규 간호사의 교육을 총괄 관리하고 교육과정 기획·운영·평가, 교육에 필요한 자원 확보·개발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교육전담간호사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에서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겼다.

다만 기존 발의안에서 논쟁이 되던 부분들은 상당 부분 제외됐다. 발의안에서는 간호사의 업무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하에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규정했으나 위원회 대안은 현재 의료법과 동일하게 ‘진료의 보조’로 유지했다. 또 정부가 5년마다 간호종합계획을 수립하게 한 것도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정도로 후퇴했다. 사실상 의료법에서 간호사, 간호조무사 부분을 떼어내는 수준으로 축소되다 보니 간호법이 제정되더라도 당장 의료현장에서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 70여년간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규율한 의료법에서 간호인력 규정이 별도로 분리, 새로운 의료체계가 성립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우수하고 숙련된 간호인력의 양성과 적정 배치, 처우개선을 통해 간호인력이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는 곧 국민 건강 증진과 환자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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