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
4人4色 경쟁력·공약 선보여
'전대 과열' 해석 엇갈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자리는 청년 최고위원이다. 후보가 난립하면서 유례없는 컷오프가 진행됐다. 11명의 예비후보 중 4명만 본경선에 진출했다. 오는 8일 전대를 앞두고 '4인4색' 경쟁력을 살펴봤다.
호남 보수 김가람 후보 "청년만 위한 청년정책은 백전백패"
김가람 후보는 '호남 보수'이자 청년사업가로서의 정체성을 함께 보유한 강점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저는 대체 불가능한 후보다. 청년최고의 본질은 지방 당원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같은 사안이라도 청년 입장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저는 후보 중 유일하게 지방에서 10년 넘게 활동해왔고 청년 조직을 이끈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전략으로도 '청년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내다봤다. 김 후보는 "예를 들어 지방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난리인데 서울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난리다. 이때 '청년이 힘든 일을 안 하려고 해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청년들은 복지 등이 어느 정도 갖춰진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청년만을 위한 청년정책은 백전백패다. 기업과 사회에도 도움이 돼야 한다"며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후보는 기업이 외국인 노동자를 자유롭게 고용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을 관리할 수 있는 매니저로 국가에서 청년을 육성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준석 전 대표 측 이기인 후보 "수도권 공관위 구성"
이번 전대에서 전원 컷오프를 통과해 주목받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개혁 4인방 중 하나인 이기인 후보는 9년차 지방의원 출신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저는 유일한 지방의원 출신"이라며 "지역공약을 내세우는 면도 그렇고 도민이 직접 체감하는 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지방의원을 9년간 하며 쌓은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대표 공약으로는 "지역 공약은 우선순위랄 것 없이 공통적으로 이뤄내야 한다"면서도 "수도권 공천관리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새누리당, 미래통합당, 자유한국당에서 수도권 후보를 뽑을 때 다른 권역 인사들이 공천을 해왔다. 이제는 수도권 민심을 잘 아는 인사들이 와서 과반(의석) 달성을 위해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친윤·비윤간 네거티브 공방으로 과열됐다는 우려에 대해선 "전대가 혼탁해지는 우려는 울산 땅 투기 때문"이라며 김기현 당대표 후보를 직격했다. 이 후보는 "당대표 선거도, 최고위원 선거도 하나를 물고 혼돈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의원 출신인 제가 울산시의회, 울산군의회 회의록 등을 찾아보니 제대로 조사가 안 된 것이 맞다"며 "스스로 결자해지하지 않으면 의혹은 혼탁해지고 전대는 더 컴컴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단체 출신 김정식 후보 "보수 궤멸 시기 판 만들어 활동"
김정식 후보는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하며 이름을 알렸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터닝포인트를 이끌고 있는 김 후보는 자신의 경쟁력으로도 '맨땅에 헤딩' 정신을 꼽았다. 그는" 다들 훌륭하시지만 어떤 판이 깔린 위에서 활동해왔다면, 저는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도 뭔가를 새로 해봤던 사람이고 또 그렇게 할 자신이 있다"며 "보수 궤멸의 시기, '그라운드 제로'라 불리던 시기에 판을 만들면서 활동해왔다"고 자부했다.
지도부에 입성하면 명확한 아젠다와 지향점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 김 후보의 입장이다. 그는 "선거 때만 슬로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문제 제시가 없다"고 했다.
총선을 위해서도 아젠다 선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일례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페미니즘 등 부분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역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예전에는 무조건 안타까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약자로 생각하고 그들의 발언권을 중요하게 여겼다면 이제는 그들이 논리적으로 부합하는가, 공익에 부합하는가를 사람들이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선거가 1년 남았는데 지금부터 거시적으로 치고 나갈만한 아젠다를 세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예찬 후보 "이준석계 후보, 멋없게 지고있다"
1988년생으로 후보 중 가장 어린 장예찬 후보는 미디어에서 정치 평론을 꾸준히 하고 올해 인수위 청년소통TF 단장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장 후보는 "저는 '공중전'에 경쟁력이 있다. 총선에서 후보를 돕기 위해서는 지도부가 공중 폭격을 해야하고, 경험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청년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입성한다면 '청년 당정대협의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부처에 청년 보좌역이 있고 대통령실에 청년팀이 있어 조건은 다 갖춰져 있다. 고위 당정에서 실물경제 등을 다룬다면, 청년 당정에서는 지역 청년 당원이 내놓은 의견을 안건으로 올릴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지방 청년 당원들도 당 생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 후보는 전대 혼란의 원인이 소위 '이준석계' 후보들에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평론가로서 쭉 보면 선거는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 때 멋있게 잘 지는 게 중요하다.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과 별개로 무리한 욕심을 내면 멋없게 지면서 망가진다"며 "청년 최고도 그렇고 이준석계 후보가 멋없게 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서 미래를 도모하기보다는 '나를 열받게 만든 친윤 후보에게 오점을 묻히겠다'는 일차원적 사고방식이 전대를 과열시키고 네거티브로 흘러가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성적표로 최종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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