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받던 주거용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 강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여기에 전셋값마저 급락하면서 시장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분양가보다 낮은 가격) 매물마저 쏟아지고 있다.
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입주 예정인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엘루크 반포’ 오피스텔의 매물이 시장에 풀리고 있다. 부동산 포털에는 분양가 대비 8000만원 낮춘 매물도 등장했다.
성남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자이’ 오피스텔 역시 마피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2단지 전용 84㎡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1억4000만원이 낮은 6억84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왔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아파트 대체재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수준이었지만, 오피스텔은 최대 70%의 LTV가 적용돼 반사이익을 누렸다. 청약 통장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고 100% 추첨제로 진행하기 때문에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에게 인기몰이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시행된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대출 규제로 시장이 급변했다.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오피스텔, 상가, 빌딩, 토지 등 비주택 담보대출에도 차주별 DSR이 40%로 제한돼 대출한도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상환 기간과는 별개로 만기를 8년으로 고정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최장 40년에 이르는 아파트보다 훨씬 낮게 책정됐다. 이에 따라 2020~2021년에 분양을 받아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잔금을 납부해야 하는 오피스텔 수분양자들은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자 중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는 한편, 수요 감소에 따른 큰 폭의 가격 하락 조정이 발생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 분양을 받은 이들 중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가 오르면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일부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을 제외하면 가격 조정폭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