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1년 10개월 남은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6일 돌연 퇴임한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직원 횡령 사건에도 쇄신안을 내놓으며 자리를 지켰고,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새해 공단 운영 방향을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문재인 케어'의 지휘자가 현 정부의 건보 개혁 실무를 주도하기에 부적합하다는 판단에 '윗선'이 압박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강 이사장은 퇴임인사에서 "정부의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과 필수의료·취약계층 지원 강화 방향이 정해졌다"면서 "우리 공단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에 대해 세부 이행계획을 마련하고 충실하게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건강보험 개혁, 장기요양보험 발전 그리고 관리체계 혁신을 더욱 힘차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그리고 우리 공단이 한층 더 높게, 더 힘차게, 더 새롭게 비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임자에게 그 역할을 넘겨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강 이사장의 경우 비록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물이긴 하나 보건복지부 관료 출신으로 정치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았다. 복지부에서 건강보험정책국장,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제2차관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12월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이렇다 보니 갑작스러운 퇴임에 공단 내부에서도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퇴임 소식을 직전까지 대부분의 임직원이 몰랐던 데다 강 이사장도 별도 퇴임식 없이 간단하게 인사만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산하·유관기관 수장은 임기 만료 등에 따라 현 정부 들어 줄줄이 바뀌는 형국이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복지부 산하기관장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은 강 이사장이 두 번째다. 앞서 김용진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4월 임기를 1년 4개월 남기고 물러났다. 김선민 건강보험심사평가장은 다음 달 20일 임기가 끝나 차기 원장 공모가 진행되고 있다. 전 정부에서 임명 당시 '낙하산' 논란을 빚었던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으로, 복지부 발주 연구용역을 다수 수행하고 있다.
새 건보공단 이사장 임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건보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복지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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