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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생존율 30% 미만 '담도암'…조기진단 정확도 높일 '액체생검'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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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은 지방의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담즙은 간에서 '담관(담도)'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향하는데, 이 담도에 생긴 암을 담도암이라 부른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암은 아니지만, 예후가 극히 불량한 암 중 하나다. 2020년 기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담도암을 포함한 '담낭 및 기타담도' 암 환자는 7452명으로 국내에서 9번째로 많은 암종이었다. 5년 생존율이 지속해서 늘고 있긴 하나 2016~2020년 기준으로도 29.0%에 불과한 실정이다.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면 담도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임상 현장에서 조기진단을 위해 사용하는 표준검사인 혈중 CA19-9 검사 진단율은 70%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져 진단 시점에서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30% 정도에 그친다. 담도암 표준 확진법은 췌담도 내시경 검사에서 직접 조직을 떼어낸 뒤 검사하는 침습적 방법인데, 진단율이 낮다 보니 검사를 반복해야 하는 불편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의학계에서는 최근 '액체 생검' 기술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액체 생검은 체액에서 종양 표지자를 검출해 암을 진단하는 비침습적 기술로, 암 조기진단이 조직검사로 확진이 어려운 암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방승민 교수, 조중현 교수, 임형순 하버드 의대 교수.(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방승민 교수, 조중현 교수, 임형순 하버드 의대 교수.(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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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암 역시 액체 생검 연구의 필요성이 높은 암 분야로 꼽힌다. 다만 특이 표지자가 없어 개발이 그간 쉽지 않았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액체 생검 기술을 개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방승민·조중현 교수 연구팀은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임형순 교수 연구팀과 함께 세포외소포를 활용해 담도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액체 생검 진단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담도암에서 발생하는 종양 표지자를 알아보기 위해 정상세포와 담도암 세포에서 추출한 세포외소포체를 비교했다. 암에서 유래한 세포외소포는 암세포를 대변하는 단백질과 핵산, 지질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어 액체 생검을 통한 암 진단에 있어 최근 주목받는 생체 물질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담도암 유래 세포외소포에서 MUC1, EpCAM, EGFR 단백질의 발현이 높고, 실제 환자 조직에서도 많이 발견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A :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개발한 세포외소포 검출 분석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FLEX' 센서칩 기술.
B : 담도암 환자의 담즙 세포외소포에서 양성환자에 비해 세가지 표적 단백질의 발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발현됐음이 확인됐다.
C : 17명의 담도암 환자와 8명의 양성종양 환자의 담즙 세포외소포를 비교했을 때 담도암 환자에서 세가지 표적 단백질이 더 강하게 발현됐다.[자료제공=세브란스병원]

A :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개발한 세포외소포 검출 분석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FLEX' 센서칩 기술. B : 담도암 환자의 담즙 세포외소포에서 양성환자에 비해 세가지 표적 단백질의 발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발현됐음이 확인됐다. C : 17명의 담도암 환자와 8명의 양성종양 환자의 담즙 세포외소포를 비교했을 때 담도암 환자에서 세가지 표적 단백질이 더 강하게 발현됐다.[자료제공=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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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어 세포외소포에서 발현하는 단백질을 분석하기 위해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개발한 'FLEX' 센서칩 기술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정상세포와 암세포 유래 세포외소포가 섞여 있는 체액에서 암세포 세포외소포의 광학 신호만을 크게 증폭해 분석 정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환자 담즙에서 세포외소포를 추출한 후 FLEX 센서칩 기술을 사용해 세 가지 표적 단백질의 발현을 분석했고, 실제로 양성 질환 환자에 비해 담도암 환자의 담즙에서 표적 단백질이 더 높게 측정되는 것을 밝혀냈다.


이렇게 개발된 액체 생검 진단 기술의 정확도는 기존 진단법을 뛰어넘었다. 동일한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한 진단 검사에서 연구팀이 개발한 액체 생검 진단 정확도는 93%를 기록해 혈액검사(69%)는 물론 췌담도 내시경 조직검사(71%)를 훨씬 상회했다. 조중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담도암 진단 표지자를 발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방법보다 높은 진단 정확도를 자랑하는 액체 생검 진단 기술을 하버드 의대와 개발할 수 있었다"며 "검사의 정확도를 검증하고 환자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담도암 환자의 담즙과 혈액을 이용한 액체 생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 17.521)'에 게재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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