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은행 직원들 사이에선 성과급을 둘러싸고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이 ‘성과급 잔치’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정작 우리은행 직원들은 성과급으로 몇 퍼센트를 받게 될지조차 알지 못해서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 대부분 시중은행이 성과급을 이미 지급했지만 우리은행 직원들은 아직 성과급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한 우리은행 직원은 “얼마를 받을지, 언제 받을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데 (이미 성과급을 지급한) 다른 은행들과 묶여 욕을 먹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의 성과급 제도 개선을 예고하면서 내부에선 ‘이러다 성과급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감돌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일한 대가로 받는 성과급을 정부에서 손대겠다고 하니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우리은행의 성과급 지급이 늦어진 이유는 우리은행 노조 선거로 인해 노사협의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노조 선거는 3년마다 하는데 지난해 12월 박봉수 후보가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되면서 새 노조는 올해 1월6일 출범했다. 성과급은 노사합의 사항은 아니지만 복지 등 여러 내용들이 노사합의로 결정되고, 성과급만 따로 발표하는 게 번거로와 새로운 복지제도와 함께 발표하는 게 관행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충당금 문제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달초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부실 위험 대비를 위한 충당금 추가 적립을 권고했는데 우리은행은 얼마를 더 쌓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음 달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을 받아 결산이 완료되면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달 지급될 우리은행 성과급은 비율만 놓고 봤을 때 전년에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걸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노사합의에 따라 기본급의 최대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수 있는데 올해는 기본급의 280%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본급의 300% 이상(기본급의 200%+직원 사기진작 명목의 기본급 100%+100만원)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줄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8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별도로 줬다. 신한은행은 성과급이 기본급의 361%로 결정됐는데, 300%는 이미 지급했고 나머지 61%는 3월 주주총회 이후 주식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NH농협은행도 기본급의 40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하나은행은 이익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50%를 책정했는데 4월쯤 지급할 예정이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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