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노재팬 끝나도 아픈 일본차, 일본서 달리는 한국차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토요타·렉서스, 노재팬 이후에도 판매량 회복 못해
전기차 전환 빠른 韓시장 대응 실패
국내·수입 하이브리드 경쟁 차종 늘어난 영향도
현대차, 전기차로 13년만에 日시장 노크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2020년 일본차를 대표하는 렉서스와 도요타 판매량이 과거의 절반 이하인 1만5000대 수준으로 격감했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후폭풍이었다. 당시 업계에선 일시적인 현상이란 평가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른바 '노재팬(NO JAPAN)' 바람이 잠잠해지면 다시 일본차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일본차의 몰락을 일시적이라 보는 사람은 소수다.


일본 제품 불매 분위기가 사실상 사라진 작년 렉서스, 도요타 판매량은 1만3851대. 노재팬 태풍이 불던 시절보다 오히려 줄었다. 빠르게 전동화하는 한국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에서 한국차에 대한 인식은 바뀌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면서 후발주자였던 한국차가 일본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노재팬 끝나도 아픈 일본차, 일본서 달리는 한국차
AD
원본보기 아이콘
글로벌 판매 1위 토요타, 한국선 고전한 이유

노재팬 운동 이전 일본차는 한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렉서스의 대표 차종인 ES300h는 2016년부터 4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TOP3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차 특유의 정숙성과 하이브리드(HEV) 엔진의 뛰어난 연비 덕분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전기차를 타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중론이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중간 성격인 하이브리드 일본차는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2019년 하반기부터 노재팬 운동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렉서스·토요타의 국내 판매량도 급격히 줄었다. 그사이 경쟁 독일차 브랜드는 발 빠르게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BEV) 위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렸다. 토요타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현대차·기아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충했다. 현재 현대차·기아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차종만 10종 이상이다.


토요타 순수전기차 bZ4X[사진=네이버자동차]

토요타 순수전기차 bZ4X[사진=네이버자동차]

원본보기 아이콘

또한 토요타는 예상보다 빠른 우리나라의 전기차 보급 및 인프라 구축 속도를 간과했다. SNE리서치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에서 팔린 전기차는 16만2987대로 전년 대비 61% 늘었다. 전기차 판매량 기준 중국, 유럽, 미국 다음으로 4번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완성차 중 전기차 비중은 9.9%다. 한국 내수 시장 신차 등록 대수 대비 전기차 등록 대수 비중도 9.8%다. 일본을 제외한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전동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토요타도 이 같은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사토 고지 토요타 본사 신임 사장은 2026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새로운 렉서스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한국토요타도 본사 방침에 따라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낸다. 우선 렉서스는 두 번째 순수 전기차 SUV RZ를 한국에 올해 출시한다. 토요타는 새로운 순수전기차 브랜드 BZ의 첫 번째 모델 bZ4X를 선보인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글로벌 토요타에 얼마나 중요한지 본사에 강조하겠다"며 "토요타 본사의 방향성, 상품 개발을 충분히 이해하고 한국 시장에 걸맞은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로 패러다임 전환…일본서 위상 달라진 한국차
현대차 아이오닉5[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아이오닉5[사진제공=현대차]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해 현대차는 일본 승용차 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2009년 철수 이후 13년 만이다. 자국 자동차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본 시장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 요새 같은 곳이다. 이번에는 친환경차를 열쇠 삼아 일본 시장의 문을 열 계획이다.


내연기관에서는 전통 강자인 일본을 따라잡기 어렵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현대차는 본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차·기아는 전 세계 시장에 전기차를 100만대 이상 팔았다.


글로벌 판매량이 늘면서 한국차를 바라보는 일본 시장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지난해 말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일본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됐다. 한국차가 일본의 올해의 차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한국 자동차 역사상 처음이다.


현대차 는 일본 법인명을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바꾸고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한다. 지난해 7월 아이오닉5를 일본 MK 택시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차량 홍보를 위해 도쿄, 요코하마, 나고야, 후쿠오카, 교토 등 주요 지역에 거점 매장을 마련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일본 시장의 소비 형태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향후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전기차의 경제성이 높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