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 의결에 대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의료계는 직회부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투쟁 활동을 본격화했고, 간호계는 '감사 릴레이'를 전개하며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부각하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민주당에 대한 투쟁 결의안 등을 의결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간호법 제정안 본회의 직회부를 통과시키자 반발 수위를 높여온 의료계가 본격적인 '투쟁 모드'에 들어간 것이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간호법은 그동안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를 만들어서 강력히 저지해 왔다"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의원회는 결의문에서 "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강력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다수의 의사가 있어 원안대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면서"아울러 이번 사태를 주도한 민주당의 입법 폭거에 대한 투쟁선포식을 통해 선거를 통해 반드시 응징하고 정치 후원과 정책 협력 중단 등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의 근간을 흔들고 특정 직역의 이기로 인해 의료를 분열하는 악법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는 데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의 의견은 일치했고, 만약 투쟁에 나선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거나 꺾으려 한다면 총파업도 불사하는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을 비롯해 13개 보건의료 직역 단체가 함께하고 있는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오는 26일 간호법 저지 총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본회의 직회부 의결 이후 환영의 뜻을 보였던 간호계는 이를 주도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힘을 싣는 행보를 이어가며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16일부터 국회 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 지역구사무실 앞 4곳에서 대형보드를 들고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보드에는 '간호법 본회의 직회부 결정을 환영합니다', '여야공통대선 공약이자 국민과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간호법 제정'과 함께 '감사합니다'는 글귀를 담았다.
대한간호협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간호법 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 결정을 환영하며 '감사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사진=대한간호협회]
원본보기 아이콘신경림 간협 회장은 "간호법 본회의 부의를 가결해주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간호법은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반드시 제정돼야 할 민생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법이 제정되면 숙련된 간호인력이 양성돼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증진시킬 수 있게 된다"며 "초고령사회와 코로나19 팬데믹 등 주기적인 공중보건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반드시 간호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협은 앞서 성명을 통해 "간호법은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간호사 등 인력을 양성하고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환자 안전 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이를 토대로 우수한 숙련된 간호인력의 양성과 적정 배치, 그리고 처우개선을 통해 간호인력이 지속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됨으로써 국민의 건강 증진과 환자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에는 한 달 이상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상임위에서 본회의로 직행이 결정된 법안에 대해 국회의장은 각 교섭단체와 합의해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지만, 30일 이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간이 지난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부의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로선 간호법 제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본회의 부의 여부를 묻는 투표 절차가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금일이면 금요일 말하는거죠?"…문해력 논란 커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