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예산 이미 확보… 시범운영 계획
강력 범죄 대응력 높아질 것으로 기대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경찰이 살상력을 낮춘 '저위험 권총'의 현장 투입을 앞두고 추가 구매를 위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일선에 보다 많은 물량이 보급되면 강력범죄 대응력 또한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하반기 저위험 권총을 일선 경찰(경찰서·지구대·파출소 등)에 현장 보급하기로 하고 추가 구입을 검토 중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저위험 권총 100정을 구입했으며, 올해 추가 구매를 위한 예산 13억5000만원을 확보했다. 작년 100정을 사는 데 약 1억5000만원이 소요된 점을 비춰봤을 때 올해 확보된 예산으로는 약 900정을 더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찰청은 우선 작년 구입한 저위험 권총 100정으로 현장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개발 과정에서 확인한 성능과 안전성이 양산 단계에서도 유지·구현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얘기다. 이후 추가 구입하는 저위험 권총과 더해 올해 후반기부터는 일선 현장에 보급해 시범운용을 추진한다는 청사진이다.
저위험 권총은 경찰이 2016년부터 총 사업비 34억원을 들여 5년 동안 개발한 '한국형 권총'이다. 경찰이 갈수록 흉포화되고 있는 강력범죄 현장에서 까다로운 규정과 인명 피해 우려로 총기 사용에 애로를 겪으면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새로 개발에 나서 내놓은 제품이다.
저위험 권총은 현재 일선 경찰에 보급된 미국 스미스&웰슨사의 38구경 권총(680g)보다 약 20%(540g)가량 경량화해 제작됐다. 38구경 권총보다 10분의 1 수준의 물리력(35J)를 지니고 있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범인을 제압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또 차량 블랙박스에 해당하는 '스마트 모듈' 장치가 내재돼 있어 사격시간, 장소, 발사각도 등 정보가 저장된다.
경찰은 저위험 권총이 일선에 보급되면 총기 사용의 부담을 덜고 보다 효과적으로 범죄를 진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저위험 권총은 비살상용 총기라고 해도, 격발 시 사람이 다칠 수 있는 것은 매한가지인 데다 주요 장기가 포진한 상체에 맞게 된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청은 향후 저위험 권총 도입에 따른 법령 개정 필요성을 검토하고, 규칙 등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매뉴얼 등 사용 규정을 같이 만들어 나가면서 저위험 권총 현장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총기 사용에 관한 매뉴얼과 기준 등도 38구경 권총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개정을 검토해 정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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