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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 GPT로 세상에 없는 산업 나온다...'넥스트 구글'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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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교수
"사람처럼 대화하는 챗 GPT, 검색엔진 등장 같은 혁신"
"새로운 산업·서비스 나올 것...적극성 갖고 경쟁해야"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챗 GPT’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AI 기술로 기업들의 주가가 널뛴다. 하루는 AI가 만드는 장밋빛 미래 이야기가 들리고 다음 날엔 AI가 세상을 흉흉하게 맞든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AI 전문가인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교수(사용자중심AI 연구소장)는 "경주가 시작됐으니 주저 없이 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상상하지 못했던 산업이 열리는 만큼 '넥스트 구글'을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경제 데스크들이 이 교수와 AI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가 9일 서울 중구 아시아미디어타워에서 'AI(쳇GPT)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가 9일 서울 중구 아시아미디어타워에서 'AI(쳇GPT)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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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AI 챗봇 심심이 등 대화형 AI 개발사들은 뉴스나 소설같이 정제된 언어로 만든 데이터로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힘들다고 얘기한다. 또 AI가 한 말이나 쓴 글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면 어디를 참고했다고 밝혀야 하는데 그 경우 저작권 문제가 생긴다.

▲이경전 교수=오픈AI도 데이터를 무단 학습했을 가능성이 있다. 20년 전 소리바다가 나왔을 때 저작권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AI 저작권 문제는 이제 시작되는 이슈다. 오픈AI는 '노(no) 저작권'이다. (원천 정보를) 있는 그대로 다시 말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저작권을 피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언어 모델의 특징이다.


-아시아경제=구글의 AI 챗봇 '바드'가 오답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경전 교수=구글 기술력이 낮은 게 아니라 경영진이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오픈AI도 똑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

-아시아경제=정확한 정보를 주지 못하는 것이 현재 생성 AI 모델의 기본적인 한계인가.

▲이경전 교수=아직 불완전하기 때문에 답이 있는 문제는 틀릴 수 있다. 그럼에도 쓰는 이유는 대화가 가능한 툴이기 때문이다. 내용상 실수는 있어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대답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면 이를 인정하기도 한다. 재밌는 게 다른 사람 집에 침입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면 처음에는 알려주지 않는다. 대답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AI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우리집에 침입할까봐 대비하기 위해 물어보는 것이라 하면 방법을 알려준다. 사람처럼 대화가 되니 마법같은 거다. 이는 사람이 개입해 강화학습을 시켰기 때문이다. 사람이 AI가 내놓은 답변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은 GPT-3에게 '발에 눈이 몇개인지' 물으면 2개라고 했지만 GPT-3.5는 발에 눈이 없다고 답한다. 2017년 구글이 발표한 유명한 논문(Attention Is All You Need)에서 나온 방법론으로 자연어 처리가 이정도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아시아경제=방법론을 다 오픈하는 것인가

▲이경전 교수=그렇다. 네이버가 초거대 AI인 '하이퍼 클로바'를 만든 것도 논문을 읽고 따라한 것이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가 9일 서울 중구 아시아미디어타워에서 'AI(쳇GPT)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가 9일 서울 중구 아시아미디어타워에서 'AI(쳇GPT)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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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AI 스피커 나왔을 때 혁명적이라 했지만 시들하다. 챗 GPT도 호들갑이 될 가능성이 있지않나.

▲이경전 교수=6년 전 AI 스피커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칼럼을 썼다. 대화가 안 되는 껍데기라 실패할 것이라 봤다. 그런데 챗 GPT로 대화형 기술이 나왔다. 이제 확인이 됐으니 달려야 할 때다. 야후같은 검색엔진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경쟁의 초기다. 누가 구글이 될 거냐는 세계대전의 신호탄이 터졌다. 미래를 바꿀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지인도 챗 GPT를 쓰기 위해 한 달에 20달러는 기꺼이 내겠다고 하더라. 여기에 여러 서비스를 엮어 네트워크 효과가 더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경제=AI는 언어로 학습하는데 한국어는 화자가 5000만명으로 영어에 비해 적다. 시간이 갈수록 한국 AI 경쟁력이 낮아지는 것 아닌가.

▲이경전 교수=그럴 수 있다. 그러나 번역도 좋아질 거다.

-아시아경제=AI에서 누가 승자가 될 건지 경쟁을 가를 요인은 무엇인가.

▲이경전 교수=기술(논문)은 공개됐기 때문에 다 같다. 누가 이기느냐는 경영학의 이슈다. 구글이 관련 기술에서도 앞서 있었지만 치고 나오지 못했다. 주력 시장인 검색 엔진 사업을 잠식할지도 모른다고 몸을 사린 것이다. 이른바 카니발라이제이션 혹은 제살 깎아먹기 문제가 생긴다. 관련 기술을 가진 거대 기업들은 이 외에도 빅테크 규제, 법적 리스크 등 다양한 고민을 한다. 남보다 더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는 회사가 왕좌에 오른다. 네이버 같은 검색 관련 기업이라면 분사해 본사와 싸워야 한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가 9일 서울 중구 아시아미디어타워에서 'AI(쳇GPT)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가 9일 서울 중구 아시아미디어타워에서 'AI(쳇GPT)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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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챗 GPT가 소설가, 시인, 기자 등을 대체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이경전 교수=일단 생산성이 올라가는 건 분명하다. 쉽게 말해 사람이 기사 하나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100만원이라면 AI는 10만원이면 하나를 만든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AI가 그린 그림을 보면 단순 배경화면을 그리는 사람이 앞으로 필요 없어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기사의 가격은 떨어지는데 언론 산업이 레드오션이라 확장할 방법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 그러나 자동화는 노동 단가를 내려 시장을 키우기도 한다. AI 언론사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이 생길 수도 있다. 충무로에 CCTV를 달고 길거리의 얘기를 수집한 새로운 신문이 나온다. AI가 직업을 없앤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상상하지 못했던 산업과 서비스가 나올거다.


-아시아경제=결국 AI가 발전하면 음성이나 동작까지 인식할 수 있는 로봇이 나오나.

▲이경전 교수=그렇다. 공상과학처럼 생각하면 로봇이 나온다. 심지어 로봇을 만드는 로봇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현재 팔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새 기술은 인류 복지에 기여한다. 현 사회 시스템(시장주의, 민주주의, 법치주의)을 유지하면 그런 방향으로 발전한다. 중요한 것은 당장의 이익을 뺏기지 않으려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SK그룹 계열사인 싸이월드는 아이폰을 도입한 KT와 경쟁관계로 빨리 아이폰용 앱을 내놓지 않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줄고 결국 사라졌다. 국내시장만 보다가 싸이월드를 페이스북같은 세계적인 서비스로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개방 전략으로 경쟁해야 한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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