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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담수화 찌꺼기에서 '하얀 석유'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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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해수 담수화 후 버려지는 바닷물을 한 번 더 처리해 민물과 '하얀 석유'로 불리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 '리튬'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환경 부담을 줄이고 희귀 자원까지 확보하는 '꿩 먹고 알 먹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해수담수화 찌꺼기에서 '하얀 석유'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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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정다운 한러혁신센터 박사 연구팀이 담수화 공정 후 폐기되는 농축수로부터 담수와 고순도 리튬을 얻을 수 있는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해수 담수화 연구를 진행하던 중 버려지는 고염도 농축수가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해 재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병행했다. 전기투석 방식의 담수화 시스템의 경우 높은 전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증산발전 소자’를 개발했다. 한 쪽에 물을 주입하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반대쪽 건조한 방향으로 물이 흐르면서 그 차이로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식물이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잎의 기공을 통해 내보내는 증산작용 원리에서 착안한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다. 한 번만 물을 주입하면 공기 중의 수분을 자동으로 흡수해 자가 발전하는 순환형 시스템이다. 이때 전력은 소자 내 물의 이동 속도와 증발량에 좌우되는데, 연구팀은 친수성인 셀룰로스 파이버를 수직 배향 하고, 섬유조직 하나하나에 나노 크기의 카본 입자를 코팅하는 방식으로 표면적을 넓혀 물의 이동과 증발에 유리한 원통형 소자를 제작했다.

각각의 증산발전 소자는 한 개에 0.4~0.5V의 전기를 생산하며, 이는 3개 연결 시 1.5V 건전지 한 개에 해당하는 전력량이다. 증산발전 소자 한 개의 전력은 크지 않지만, 소자를 직·병렬로 연결해 모듈화하고, 모듈을 계속 적층하는 방식으로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다. 적층 방식이어서 거대한 설비나 넓은 부지가 필요 없고, 물을 활용한 증산발전으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연구팀은 이어 개발한 증산발전 소자에 전기투석 장치를 연결해 고수율의 담수와 리튬을 얻는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증산발전으로 얻은 전기를 전기투석 장치에 활용한 것은 세계 최초로, 장치 내부에는 2개의 특수 멤브레인(분리막)을 삽입해 중앙에 바닷물을 주입하면 계속 순환하면서 한쪽에는 담수가, 다른 한쪽에는 리튬 농축수가 만들어지는 구조이다. Na+와 Cl-를 분리해 만들어지는 담수화 전 과정은 모니터로 관찰할 수 있다. 한양대학교 기계공학부 곽노균 교수 연구팀의 전용기술인 ‘이온 거동 가시화 기술’을 공동 연구를 통해 이번 성과에 적용했다.


리튬 농축시스템은 리튬(Li)만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멤브레인을 삽입해 Li과 Cl2, H2 가스가 만들어지는 구조로, 연구팀은 리튬을 분리해 분말화 하는 공정도 함께 개발했다. 생산된 리튬 분말은 세라믹연구원 공인인증 결과 실용화 가능한 수준 인 99.6%의 고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기업과 함께 리튬 생산 규모를 키우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한 해수 외에도 폐배터리, 폐전자기기를 분쇄해 나오는 블랙파우더로부터 리튬만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응용기술 개발도 기획 중이다.

정 박사는 “개발된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은 전기와 식수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 물이 부족한 지역이나 우주선과 같은 특수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시스템”이라며 “다른 생산방식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순도 리튬까지 추출할 수 있어 경제성 있는 리튬 생산을 위해 기업과의 스케일업 연구(Scale-up R&D)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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