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신당역살인' 전주환 1심 징역 40년, 유족 측 "함께 슬퍼해주신 시민들 감사"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장기간 원치 않은 연락으로 고통받던 피해자
… 28세 나이에 고통스럽게 사망"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직장 동료이자 자신이 스토킹하던 신당역 역무원을 살해한 전주환(31·남)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 박정제 박사랑)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도 함께였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전주환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전주환

AD
원본보기 아이콘

재판부는 "장기간 원치 않은 연락으로 고통받던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살해돼 28세 나이에 고통스럽게 사망했고, 이 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가늠하기 어려울정도록 극심했을 것이다. 유족 측도 표현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고, 엄벌을 탄원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토킹 범행으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되자 자기 잘못을 뉘우치긴 커녕, 반성문을 거듭 제출하면서도 보복 범죄를 저질렀다. 개인적 법익 침해는 물론이고, 국가의 적절한 형벌권 행사를 방해했기 때문에, 더욱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주거지를 수차례 찾아간 것은 스토킹 범행에 대한 합의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는 전주환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합의를 요구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 범행이 피고인의 정신질환과 그에 따른 치료 부작용으로 볼 증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로 보이지 않고, 정신질환 약물을 장기간 복용했다. 심리평가 결과 감정조절과 충동억제 능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31세 나이로서, 수형생활을 통해 진정으로 잘못을 깨닫고 성행을 교정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이밖에 유사사건의 양형 선례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판결 직후 피해자 측 대리인은 "아직 형사소송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그동한 함께 슬퍼해주신 많은 시민분들께 감사하다"며 "사건 당일 여자화장실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리자 바로 달려와 구조를 위해 노력하고 흉기를 든 피고인을 제압한 시민분의 용기에도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건 발생 후 많은 분들이 신당역 여자화장실을 찾아주셨다. 그러한 마음이 모여 시민분들이 마련한 추모공간이 생겨났고, 수많은 포스트잇과 꽃이 채워졌다. 전달해주신 따뜻한 마음이 참 많은 위로가 됐다. 함께 슬퍼해주셔서 감사하다. 슬프지만 잊지 않고 항상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전주환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는 "피고인에게 여전히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다"며 "사건 자체에 대해서도 냉담하게 반응하고, 본인의 입장과 안위만을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다른 (스토킹) 범행으로 재판받던 상황에서 뉘우치고 재범에 나아가지 않았어야 하는데 그 상황 자체에 대한 보복을 위해 살해한 것이다. 범행 동기만으로도 비난 동기가 크다"며 "확정적 고의와 목적 의식이 뚜렷했고, 공개적 장소에서 벌어진 잔혹한 행위였다"고 말했다. "형사사법 절차와 사법시스템을 믿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국민에게 언제든 이 같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줬다"고도 강조했다.


전주환은 최후진술에서 "돌이킬 수 없는, 절대 해선 안 될 잘못을 저질렀다"며 "정말 잘못했다. 모든 행동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주환은 피해자의 신고로 기소된 스토킹 범행 등 사건의 선고 날짜가 잡히고 실형이 예상되자 '지금껏 쌓아온 것들이 모두 무너지게 됐다'는 생각에 피해자를 살해할 결심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환이 스토킹 범행 사건의 결심 공판이 있던 지난해 8월18일부터 범행 날까지 4차례에 걸쳐 지하철 역무실을 찾아 피해자의 주소지, 근무 정보 등을 확인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전주환은 피해자의 주간 근무 퇴근 시간에 맞춰 주소지 건물에 몰래 들어가 기다렸지만, 피해자가 이미 다른 곳으로 이사해 범행하지 못했다. 결국 전주환은 근무지인 신당역을 찾아갔고, 그곳 여자 화장실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그는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인 지난해 9월29일 전주환은 서울서부지법에서 스토킹·불법 촬영 혐의 등 사건으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와 관련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스토킹 끝에 20대 역무원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 지난해 9월19일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스토킹 끝에 20대 역무원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 지난해 9월19일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