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내전 지속…구호여력 없어
정부파산과 통화급락에 연료·전기 공급도 난항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인접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강진에 양국에서 사망자만 4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14년 이후 장기 내전에 휩싸여 있는 시리아의 경우에는 정부 파산과 통화 급락 등 경제난까지 겹치면서 연료와 전기, 생필품 공급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튀르키예에서 지금까지 237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고, 시리아에서도 1444명이 사망한 것으로 발표됐다. 새벽 4시께 기습적으로 발생한 강진에 잠들어있던 많은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건물잔해에 매몰되면서 사망피해가 컸다. 앞으로도 사망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오랜 내전으로 이미 기반시설 피해가 큰 시리아에서는 더 많은 주민들이 희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주요 피해지인 시리아 북서부 지역은 2014년 이후 시리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 장기 내전을 피해 460만명의 피란민이 모여있던 지역이다. 이중 270만명 이상이 수용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번 강진으로 그나마 마련된 터전까지 모두 잃게 됐다.
내전 장기화와 서방의 제재 속에 시리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이 2010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정부도 재정이 파탄나면서 연료와 식량, 전기 등 기본적인 인프라 공급에도 어려움을 받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 공급이 하루 1시간도 채 이뤄지지 않으면서 겨울철 동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었다.
전쟁으로 건물 상태도 이미 좋지 않았고, 200년 이상 지진이 발생하지 않아 내진설계 건물이 전혀 없었던 것도 인명피해가 컸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키쇼 자이스왈 미국 지질조사국(USGS) 소속 건축구조엔지니어는 "펜케이크처럼 건물 위층이 그대로 아래층을 덮고, 또 그 아래 층층이 쌓였다"면서 "건물이 충격을 전혀 흡수하지 못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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