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후 숲속으로 몸 숨겨
동승자 사망 확인 후 진술 번복
만취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20대가 동승한 친구가 숨지자 음주운전을 그에게 전가하려다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2일 전주덕진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A 씨를 구속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1시 30분께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전주IC 인근에서 앞서가던 5t 트럭을 들이받은 포르쉐 차량이 크게 파손돼 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탄 동승자가 숨지고, 운전자는 크게 다쳤다. [사진제공=전북소방본부]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1시 30분쯤 포르쉐 1대가 상향등을 켜고 호남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앞서가던 4.5t 트럭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당시 A 씨는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는 걱정에 고속도로 옆 숲속으로 몸을 피해 몸을 웅크리고 숨었다.
이후 사고 차량의 운전자를 찾던 트럭 운전자가 손전등으로 숲속에 숨어있던 A 씨를 발견했다.
트럭 운전자가 "누가 운전했냐"고 묻자 A 씨는 "내가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친구가 죽어가고 있다. 얼른 나와보라"는 말에 사고 현장으로 간 A 씨는 누워있는 친구 B 씨를 보더니 "저 친구가 운전했다"고 말을 바꿨다. B 씨는 사고 충격으로 차디찬 바닥에서 이미 사망한 뒤였다.
A 씨의 거짓말은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A 씨와 B 씨가 완주군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나와 A 씨가 운전석에, B 씨가 조수석에 타는 장면을 확인했다.
A 씨는 경찰의 추궁에 결국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진술을 번복한 A 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했다"며 "유치장에 입감해 추가 조사를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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