먀약중독전문의 "의사·의료소비자 약물 경각심"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미국에서 펜타닐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 역시 펜타닐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약중독치료 전문의인 천영훈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2일 SBS라디오 '김태현 정치쇼' 출연해 "현재 마약류 중독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한국도 굉장히 거대 (마약)시장이 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은 펜타닐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펜타닐은 인공으로 만든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중독성이 강하며 헤로인의 50배를 넘는 독성을 가진 게 특징으로 말기 암 환자처럼 강한 통증을 겪는 경우 등에만 쓰인다. 펜타닐의 치사량은 2㎖로 추정되는데 미량 접촉으로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악마의 약물'이라고 불린다.
문제는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인데,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18~49세 사망 원인 1위는 불법 펜타닐 중독이다.
현재 미국에서 불법 유통되는 펜타닐 원료의 주 생산지는 중국이다. 이렇다 보니 지리상 가까운 한국에도 펜타닐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천 의사는 "중국을 통해서 여러 가지 필로폰 원료물질에서부터 완제품까지가 이미 국내에서 많이 퍼져서 확산이 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에서는 패치 형태의 펜타닐 처방이 급증하는 추세다. 천 의사는 "작년 통계만 봐도 최근에 3년간 한 67% 증가했다"며 "3년간 수술한 환자나 암 환자가 67% 증가했을 리는 없고, 궁극적으로는 펜타닐에 대한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이해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미국에 비해서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것도 훨씬 쉽고 의료비도 싸다"며 "펜타닐뿐만이 아니라 신경안정제나 다이어트 약물과 같은 의사처방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중독성 약물들을 너무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천 의사는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을 벗어났기 때문에 환자 처방하는 데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의사들 먼저 마약류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료소비자인 일반시민들이 본인이 처방받는 약물이 어떤 약물인지에 대해서 정보를 의사한테 요구하고 우리 시민들 스스로가 중독성 약물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약 중독 치료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처벌만 가지고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라며 "마약류 중독은 뇌에 생긴 질병이고, 치료와 재활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대책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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