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재난·재해 분야 '블루벨트' 최정민 검사 실무 책임 맡아
[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이태원 참사’ 수사를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 검찰이 ‘중대재해통’을 수사팀에 합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사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검찰의 의지로 풀이된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이태원 참사 관련 별도 수사팀을 형사3부(부장검사 김창수) 내 꾸려 이태원 참사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수사팀은 변필건 서부지검 차장검사가 직접 지휘하고 한석리 검사장이 직접 보고를 받는 체제로 알려졌다. 수사 실무 책임은 대형 참사 수사 전문가인 최정민 검사(부부장급)가 맡았다. 지난 26일 서울경찰청 압수수색을 진두진휘한 것도 최 검사다.
대형 참사 수사 전문가가 수사 일선에 나서며 경찰과 다른 결과를 도출할 기대감도 커졌다. 경찰은 2019년에야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대형 참사에 대한 1차 수사권을 검찰에 넘겨받아 전문성 부족에 대한 논란이 인 바 있다. 이태원 참사 수사는 검찰의 직접 지휘 없이 경찰이 전담한 첫 대형 재난 사건이었다.
반면 대검찰청에서 파견 온 최 검사는 검찰 내에서도 몇 안 되는 중대재해통이다. 그는 붕괴·재난·재해 분야에서 블루벨트(2급 공인전문검사) 인증을 받은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하나다. 공인전문검사는 검사의 전문분야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2013년 도입한 제도로, 경력·전문지식·실무경험 등을 고려해 해당 검사에게 인증을 수여한다. 붕괴·재난·재해 분야 블랙벨트(1급 공인전문검사) 인증을 받은 검사는 전무하다.
대형 참사 수사 경험도 갖추고 있다. 최 검사는 2014년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중 체육관이 무너져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건 수사 주임검사이기도 하다, 그는 이 사건 수사와 공판 백서의 저자로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건을 수사 단계부터 공판 단계까지 모두 참여한 바 있다.
불구속 송치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아직 기소가 안 된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검찰의 칼끝이 집중하는 건 경찰인 것으로 읽힌다.
검찰은 서울청에 대해 지난 10일과 18일, 26일까지 세 번에 걸쳐 압수수색에 나섰다. 18일과 26일 압수수색 당시엔 김 청장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송치사건을 보강하는 단계에서 광범위한 압수수색은 이례적이다. 김 청장을 향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한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3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6명은 구속 송치하고 김 청장, 최 서장 등 17명은 불구속 송치하는 등 총 23명을 검찰에 넘기는 것을 끝으로 수사를 사실상 종결한 바 있다.
검찰이 재판에 넘긴 피고인은 모두 17명(법인 2곳 포함)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30일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등 3명에 대한 기소를 시작으로 이 전 용산서장,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박 구청장, 해밀톤 호텔 대표이사 등을 차례로 재판에 넘겼다. 호텔 임차인 1명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입건해 기소하기도 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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