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탠퍼드 연구팀, 뇌 칩 삽입 연구 결과
기존보다 3배 빠른 속도, 일상적 대화 가능
67세 미국인 여성 A씨는 최근 '기적'을 경험했다. 8년 전부터 루게릭병으로 언어 능력을 상실했다. 하지만 최근 뇌에 칩을 삽입해 일반인들과 비슷한 속도로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8년 같은 병으로 사망한 세계적 천재 스티븐 호킹 박사도 누리지 못한 최신 과학의 혜택이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지난 21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8년전부터 서서히 근육의 힘을 상실하는 루게릭병으로 언어 구사 능력이 사라진 67새 여성 환자의 뇌에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칩을 삽입해 분당 62개 단어의 속도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존 비슷한 기술보다 3배 가량 빠른 속도로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이 여성은 칩을 삽입하기 전에는 소리를 낼 수는 있어도 불분명했다. 아이패드 같은 기기의 도움을 받아 글로만 소통이 가능했다. 하지만 칩 이식 후에는 느리지만 일반인들의 대화와 비슷한 속도로 말로 의사를 표시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도 비슷한 연구는 있었다. 실험 대상자들은 하고 싶은 손동작을 상상하도록 요구받았고, 연구자들은 이 과정에서 그들의 뇌파를 실시간으로 해독해내 컴퓨터 화면의 커서를 움직이거나 가상 키보드에서 문자를 선택하고,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로봇 팔을 제어하도록 하는데 성공했었다.
연구팀은 사람의 움직임에 직접 관여하는 두뇌의 운동 피질에 작은 칩을 삽입했다. 한 번에 수십개의 뉴런 활동을 기록할 수 있다. 사람이 어떤 동작을 생각할 때 나타나는 뇌파의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특히 사람이 말을 하려고 할 때 뇌의 운동 피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연구를 집중했다. 실험에 참가한 여성 환자가 말을 하려고 시도할 때 어떻게 입이나 혀, 성대를 움직이려고 하는지를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환자의 운동 피질이 보낸 뉴런 신호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필립 사베스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뇌파를 통해 인간의 의사를 읽는 기술이 실험실을 떠나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준비가 될 수도 있는 엄청난 진전"이라며 "언어 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의 속도"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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