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3년 전의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 원내대표와 당 대표였던 나경원 전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저격했다. 나 전 의원은 이에 "망상 속의 소설"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선공 날린 홍준표
홍 시장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잊혀진 재판이 있다"며 2019년 11월에 있었던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인한 재판을 언급했다.
그는 "2019년 11월에 있었던 선거법, 공수처법을 둘러싼 여야 대립에서 야당이었던 우리당이 그 두 법 국회 통과를 물리적으로 막으려다가 당대표,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전·현직 의원들이 무더기로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이라며 "당시 당대표, 원내대표는 다음해 공천이 걸린 의원들을 압박해 최전선에 내세웠고 책임 지겠다고 호언장담한 그 지도부는 그 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지도부였던 황 전 대표와 나 전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황 전 대표를 찾아가 설득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홍 시장은 "그때 나는 단식중이던 황 대표를 찾아가 '공수처법은 우리가 집권할때 폐기하면 되니 넘겨주고 괴이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막는 협상을 하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도 그걸 바라고 있었다"며 "둘 다 강제로 막으려고 하면 우리당 의원들이 많이 희생된다고도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홍 시장의 만류에도 지도부는 법의 국회 통과를 물리적으로 막았고, 이 여파로 자유한국당에서만 27명이 무더기 기소됐다. 홍 시장은 "지도부가 나서서 '검찰수사 단계에서 우리가 책임질테니 우리 지시를 따른 의원들은 기소하지 말라'고 협상이라도 했다면 전·현직 의원 수십명이 정계퇴출의 족쇄를 아직도 차고 있을까"라며 "그 사건은 유죄가 되면 무조건 정계 퇴출이 되는 엄중한 법 위반 사건이다. 국회 cctv에 다 찍혀 있는데 무죄가 될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무책임의 극치로 금년안에 1심이 끝날 그 재판에 연루된 전·현직 의원들의 심정은 지금 어떨까"라며 "그래서 무책임하고 무능한 지도부를 만나면 의원들과 당원들만 피눈물나는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의 반박…"금도 넘은 것"
이에 나 전 의원도 SNS로 홍 시장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패스트트랙 재판 관련 글은, 최소한의 사실 관계조차도 모르고 쓰는 망상 속의 소설이자 본인의 삐뚤어진 선입견이 가져온 억측일 뿐"이라며 "제가 그 당시 여당과 어떤 협상을 치열하게 하고 있었는지, 제가 원내대표 직을 계속 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아마 홍 시장은 상상조차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저를 비열하게 공격하는 그 정치적 의도는 짐작이 간다"며 "매일같이 보여주시는 그 모습이 딱해서 저는 대꾸도 안했습니다만, 적어도 패스트 트랙 재판에 관해 이런 허황된 왜곡을 하는 것 만큼은 금도를 넘은 것이다. 왜 그렇게 조급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최근까지도 SNS를 통해 나 전 의원을 여러 차례 저격하는 등 '전면전'을 벌여 왔다. 홍 시장이 지난 18일 SNS를 통해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夫唱婦隨)하는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며 나 전 의원 부부를 겨냥한 발언을 했고, 나 전 의원 측이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에 상당히 유감"이라며 "홍 시장은 발언에 대해 분명히 책임지셔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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