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회사 직영 장례식장은 한도 상향 안 되기도
카드사마다 복불복…현대·삼성카드 등은 유연히 대응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최근 부친상을 당한 직장인 김정하씨(39)는 경기도 모 장례식장에서 상을 치렀다. 발인 당일 아침 장례식장 비용을 하나카드로 결제하려 했지만 한도초과로 실패했다는 답변만 들었다. 전날 미리 카드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장례 목적으로 카드 한도를 1500만원까지 올려둔 터라 적잖이 당황했다. 즉시 고객센터에 전화해 문의했지만 정상적으로 한도가 상향됐다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 여전히 결제는 되지 않았다. 일단 장지로 떠나야 했기에 서둘러 친지들에게 현금을 빌려 정산하기로 했다. 같은 대답만 일관하던 카드사에서 세부 설명을 들은 것은 부친상을 마치고도 이틀이 지나서였다. 하나카드로부터 온 이메일에는 등록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만 장례 목적으로 상향한 특별한도가 적용된다는 설명이 담겼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카드사 특별한도 상향 적용을 두고 고객들의 불만 어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통상 결혼, 장례, 자동차 구입 등의 용도로 목돈이 필요할 때 카드사에 특별한도 상향을 요청할 수 있다. 고객센터 또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하면 카드사가 심사 절차를 거쳐 일시적으로 카드 이용 한도를 늘리는 식이다. 대개 3개월 미만으로 카드 이용금액 한도가 상향되며 신용등급 등에 따라 임시한도상향 서비스가 제한될 수도 있다.
문제는 멀쩡한 장례식장임에도 거절당하는 김씨와 같은 경우다. 김씨는 "고인을 보낸 뒤 마음조차 아직 추스르지 못한 상태에서 더욱 황당함을 느꼈다"라며 "대형 상조회사가 직영하는 장례식장임에도 장례식장으로 간주가 안 된다니 곤혹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특별 한도가 가능한 가맹점 번호를 그룹화해서 시스템에 넣어두고 고객이 신청 후 결제하면 결제가 되도록 하는 방식"이라며 "기타 가례 서비스 업종으로 등록된 상조회사 이름으로 승인 요청이 들어올 경우 장례식장 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거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카드사들의 경우 장례식장에 대해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역시 특별한도 가맹점 중 장례식장을 지정해두고 있다. 이 목록에는 종합병원 장례식장 외에도 각 지역 장례식장들이 포함돼 있다. 설령 이 목록에 없더라도 문의하면 심사팀이 실제 장례식장 용도인지를 확인해 한도를 늘려주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비슷한 방식이다. 한도 상향 가능 장례식장 목록을 지정해뒀지만 새로 생긴 장례식장도 있고 상조회사 직영사도 있는 만큼 이용자의 문의를 받자마자 최대한 빠르게 확인 후 장례 목적 특별한도 상향을 적용해주고 있다. 그밖에 KB국민카드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를 두고 업계 차원에서 일관된 기준과 처리 방식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특별한도 상향은 일종의 신용 리스크 관리 방식인 만큼 회사별로 다르게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악용하는 경우는 철저히 막기 위해 가맹점 분류를 엄격히 지키는 점도 이해한다"며 "통상 증빙 가능한 영역에서는 특히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 같은 경우는 고객의 경조사인 만큼 최대한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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