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포항 금광리 발굴 신생대 나무화석
2000만년 전 한반도 식생 비밀 풀 실마리
경북 포항 지역에 분포한 암석은 특별하다. 뜨거운 마그마가 식어 만들어진 화성암이 아니다. 미세한 진흙이 쌓여서 딱딱하게 굳은 이암이다. 형성 과정에서 생물이 함께 퇴적돼 화석으로 나타나곤 한다. 국립문화재연구원 천연기념물센터 수장고에 보관된 '포항 금광리 신생대 나무화석'이 대표적인 예다. 김항묵 부산대 교수팀이 2009년 남구 동해면 금광리의 국도(일원~문덕) 공사 현장에서 발굴했다. 높이 10.2m·폭 0.9~1.3m·두께 0.3m로, 국내에서 발견된 나무화석 가운데 가장 크다. 살아 있는 나무라는 착각이 들 만큼 보존 상태도 좋다.
문화재청은 이 나무화석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다고 27일 고시했다. 건물 3층에 해당하는 높이보다 원형에 가까운 표면·단면의 보존상태에 주목했다. 특히 다수의 옹이(나무의 몸에 박힌 가지의 밑부분)와 나뭇결, 나이테는 약 2000만 년 전 한반도 식생과 퇴적환경의 비밀을 풀 실마리로 평가된다. 표면에서 중심부로 갈수록 보존상태가 달라 목재의 화석화 과정까지 보여준다.
수종은 나이테의 경계·폭, 내부 관·세포의 배열 특성 등으로 미루어 나자식물(밑씨가 씨방 안에 있지 않고 드러나 있는 식물) 측백나무과로 추정된다. 지금의 메타세쿼이아나 세쿼이아와 유사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근영 문화재보존국 천연기념물과 사무관은 "정확한 결론을 내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포항 금광리 신생대 나무화석은 발견 당시부터 천연기념물이나 다름없는 관리를 받아왔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이 2011년 지게차 세 대로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무진동 차량으로 운송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와 함께 3년간 보존처리도 진행했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갈라짐을 막아주는 약품을 바른 뒤 파편을 일일이 접합했다. 다음 달 전시 공간을 확보해 상시 공개할 계획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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