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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가족간 교류가 당신의 건강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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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당뇨 등 영향 주는 장내미생물
가족 등 친밀한 사람과 접촉서 결정적 영향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 차례상.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 차례상.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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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온 가족이 모여 새해를 축하하는 설날이다. 가족, 이웃ㆍ친지들과의 접촉과 사회적 교류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내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술, 담배 줄이고 내 몸 안의 유익균을 더 많이 키워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트렌토대 연구팀은 지난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같은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남미 아르헨티나의 시골 마을에서 중국의 도시, 유럽, 북미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채취한 1만여개의 대변 및 타액 샘플에서 DNA를 분석했다. 동거인, 가족 구성원, 파트너 등 사회적으로 접촉이 잦은 사람들 간의 장내·구강 미생물들의 계통이 겹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결과 연구팀은 유년기에는 어머니와 아이들 간에서 장내미생물의 강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태어난 지 1년 된 신생아의 경우 장내미생물의 절반이 어머니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긴 하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연구팀은 50~85세 사이의 노인들마저도 여전히 어머니로부터 유래된 장내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큰 영향을 끼친다. 4세 이후 아이들의 경우 장내미생물 구성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유래 몫이 비슷해진다. 쌍둥이의 경우도 서로 떨어져 살면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적은 장내 미생물을 공유하고 있었다. 같이 살면 장내미생물을 더 많이 공유한다는 의미다. 심지어 농촌에서는 같은 마을이라면 가구가 다르더라도 장내미생물 간 유사성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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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또 관계의 종류와 상관없이 함께 살고 있다면 동일한 구강 내 미생물을 보유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함께 산 기간이 길수록 더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자녀나 부모보다는 커플일수록 이런 경향이 컸다. 문화권 별로는 의학ㆍ보건ㆍ위생 개념이 발달한 서구 문화권일지라도 구강ㆍ장내 미생물의 가족 간 공유 정도는 다른 문화권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일라나 브리토 뉴욕 코넬대 교수는 "서구권에서는 일반적으로 공중보건 인프라 발달 등으로 장내미생물 전파가 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됐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이나 당뇨병, 비만 등 중요 질병에 큰 영향을 주는 장내미생물이 가족ㆍ친지ㆍ이웃 등과의 사회적 접촉 과정에서 전파된다는 점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연구에 의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장내미생물과 주요 질병간 역학 관계, 전파 과정을 파악해 관리할 수 있다면 공중 보건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힐러리 브라운 뉴욕 웰컴생어연구소 연구원은 "병원균으로 생각하지 않아 온 미생물의 확산이 질병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연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면서 "앞으로 장기간 연구를 통해 특정 장내미생물이 어떤 질병과 연관이 돼 있는지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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