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부동산 거래 10건 중 4건이 불법·무등록 중개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른바 ‘빌라왕’·‘건축왕’ 등 전세사기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개선의 시급성이 대두되고 있다.
21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 거래에서 '등록 공인중개사'가 거래하는 거래의 비중은 60% 내외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외 5~6%는 직거래이며, 35%가량은 자격증이 없는 '무등록 공인중개사', 속칭 기획부동산이나 부동산 컨설팅 업자 등의 중개 거래다.
그간 불법·무등록 부동산 거래는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을 저해하고 교란하는 근원지로 지목돼 왔다. 최근 급증하는 ‘전세사기’는 물론 신고가 조작이나 다운계약, 불법 전매 등 부동산 시장 병폐로 거론되는 문제 대다수가 불법·무등록 거래를 통해 발생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이러한 불법·무등록 중개거래에 대한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현재 불법·무등록 중개거래에 대한 지도·단속 권한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 담당 공무원 수가 대체로 2~3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일례로 전국에서 인구 규모가 가장 작은 ‘시’인 강원 태백시(3만9428명)에서 지난해 이뤄진 토지 및 건축물 거래 건수만 해도 2462건에 달한다. 공무원 한 사람당 관리해야 할 거래 건수가 800~1000건 가량 되는 셈이다.
특히 최근 들어 ‘빌라왕’·‘건축왕’ 등 일당이 벌인 전세사기 사건에 연루된 주택만 6300건에 넘어선다. 국토부와 경찰이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 1일까지 단속한 전세사기 관련 검거인원이 844명, 구속인원은 83명이다. 특히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전세사기는 피해규모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무등록 중개거래 관련 단속은 합동조사 등과 같이 일제 단속이 이뤄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상시에는 실적이 전무한 수준”이라며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일대에서 활동하는 불법·무등록 중개거래 업소 등을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을 통해 관리·감독 사각지대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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