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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2억5천만년 전 꽃가루의 놀라운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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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동연구팀 "페름기 말기 꽃가루에서 자외선 차단제 성분 확인"
"지구 대멸종 원인 관련 기존 '화산 폭발론 ' 실제 증거 찾아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억 5000만년 전 페름기 말기 지구 대멸종 사태의 원인 중 하나는 치명적인 자외선의 폭증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의 화산 대폭발에 따른 이산화탄소 증가·오존층 파괴ㆍ지구 온난화 등 때문이었다는 이론에 힘을 실어준다는 지적이다.


영국 노팅엄대와 중국, 독일 등의 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난 6일 이같은 논문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2억5000만년 전에 생성된 돌에 보존돼 있던 꽃가루를 찾아내 분석한 결과 일종의 자외선 차단제 성분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공룡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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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억5000만년 전 페름기 말에 벌어진 대멸종은 당시 육상과 바다에 존재했던 모든 생물종의 80%를 없앨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원인은 현재 시베리아 지역으로 불리는 곳에서 일어난 초대형 화산 폭발이 촉발했다. 화산 폭발로 인한 대규모 이산화탄소 증가, 오존층 붕괴 및 온실 효과가 발생하면서 생물들이 몰살당했다.

연구팀은 레이저 빔을 이용해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도 안 되는 꽃가루 등 미세 분자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해 이번 연구에 사용했다. 성분 확인에 쓰인 꽃가루는 티벳 남부 지역에서 채취된 돌에서 찾아냈다. 식물들은 광합성을 위해 햇빛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해로운 자외선(UV-B) 복사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식물들은 UV-B의 고에너지 파장을 소산시키고 내부 조직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화학구조를 가진 일종의 자외선 차단제 성분을 만들어 스스로를 보호한다. UV-B는 280∼315 nm 파장 영역을 가지는 중파장 자외선이다. 오존에 의한 흡수되지만 오존층의 파괴로 지표에 과도하게 도달하면 피부암ㆍ백내장 유발 등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식물과 플랑크톤 등에도 해가 된다.


국제공동연구팀이 남부 티벳에서 발견한 2억5000만년전 꽃가루. 사진출처=영국 노팅엄대 홈페이지

국제공동연구팀이 남부 티벳에서 발견한 2억5000만년전 꽃가루. 사진출처=영국 노팅엄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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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2억5000만년 전 페름기 말기의 대멸종 원인에 대한 기존 이론에 설득력을 더해 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대규모 화산 폭발 → 이산화탄소 대량 발생ㆍ오존층 파괴 →온도 급상승ㆍ기후 변화 →생물종 80% 멸종 등으로 진행된 대멸종 과정에서 오존층 파괴의 증거를 확인했다. 즉 페름기 말기에 진행된 치명적 자외선(UV-B)의 폭증에서 살아 남기 위해 식물들이 해당 성분을 만들어 내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UV-B의 폭증이 어떻게 식물의 화학 조직을 변화시켰으며, 곤충 생태계의 대멸종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연결 고리도 찾아냈다. 연구팀은 "(자외선에 대량 노출된) 식물 조직은 초식 동물이 섭취하기가 어렵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면서 "식물의 잎에 포함된 질소의 양이 적기 때문에 잎을 먹는 곤충들에게 영양 성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며, 이는 대멸종기에 곤충 개체수가 급감한 이유로 설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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