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전 세계 정치 경제 지도자들이 모여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16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행사 주최 측이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담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다보스 포럼은 이날 민간 공공부문 경제학자 5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학자의 3분의 2는 올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이중 18%는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극히 높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여기서 경기침체란 경기 불황으로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물가는 지속해서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경제학자들은 지역별로도 비관적인 경기 전망을 내놨다. 유럽의 경우 학자 50명 모두 올해 저조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견했으며 미국은 응답자의 91%가 저성장을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다보스포럼이 동일한 인터뷰를 했을 당시보다 높아진 비율이다. 당시 유럽의 경기침체를 예상한 전문가는 86%, 미국은 64%에 달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올해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견했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57%)은 유럽의 경우 올 한해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남아시아는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답변이 각각 24%, 33%을 기록하며 유럽보다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중국(5%)과 동아시아·태평양 국가(16%) 역시 물가가 높이 치솟을 것이라고 점치는 답변들이 타 지역보다 적었다.
이어 경제학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이 이어짐에 따라 올해도 각 국가들이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긴축을 예견한 응답률은 각각 59%와 55%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전망에 이어, 시장에서는 올해 기업들의 경영환경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지난해 말 전 세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44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CEO의 73%는 12개월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응답자의 40%는 현재와 같은 경영 방식을 유지할 경우 10년 안에 회사가 도산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는 PwC가 설문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래 가장 비관적인 응답률이다.
기업 성장 가능성에 대한 CEO들의 신뢰도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인들은 올해 3대 경제 위기 요인으로 물가상승과 거시경제 변동성, 지정학적 갈등 세 가지를 꼽았다. PwC의 밥 모리츠 회장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과 이란과의 분쟁,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이 지정학적 위기 요인에 해당한다"며 "지정학적 위협은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다보스 포럼 연차총회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 G2 수장과 G7의 정상들도 줄줄이 불참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경기 침체 등 국제 현안을 의논해야 할 정상들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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