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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1위 경쟁? 벤츠 할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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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12월 9451대 판매
연간 판매량 7년째 1위 타이틀 지켜
대규모 할인·딜러 수당으로 판촉 ↑
중고차 시세 낮춰 소비자 불만
"다음 할인 때 사자" 구매 늦추기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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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무리한 판촉 활동을 두고 업계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달 벤츠는 판매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흔치 않게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딜러사 수당까지 올렸다. 덕분에 ‘수입차 연간 판매 1위’ 타이틀은 지켰지만 과도한 영업경쟁으로 제 살을 깎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달 국내서 팔린 벤츠 차량은 9451대다. 월간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앞서 2020년에도 매달 평균 6000대 남짓 판매했다가 12월에 9546대를 팔아 월간 최다 기록을 쓴 적이 있다. 통상 12월은 연말 재고물량을 털기 위해 할인 등 프로모션이 많은 달로 꼽힌다. 벤츠는 앞서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서 BMW와 수백대 차이로 선두를 다퉜다. 하지만 12월에 많이 팔아 BMW를 누르고 7년 연속 수입차 1위 브랜드 타이틀을 유지했다.

대형 세단 S클래스는 그간 한 번도 할인한 적이 없었는데 지난달 3.5% 정도 깎아줬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LE는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6.5%까지 할인했다. 벤츠 코리아에서는 그간 통상적으로 매출을 기준으로 지급하던 딜러사 수당을 지난달엔 차량 등록을 기준으로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이 차량을 넘겨받아 등록할 경우 대당 200만, 300만원씩 인센티브 명목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수입차 판매실적은 신규등록 물량을 기준으로 따진다.


일부 딜러사에선 일정 기준을 넘겨 판매하면 대당 500만원 가까이 수당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벤츠 딜러들 최대 관심사는 수당이 아니라 물량이다. 인기가 많아 제품이 모자라기 때문에 차만 많이 받으면 자연스럽게 수당도 많이 챙길 수 있는 구조다. 각 딜러사는 단순히 수당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추후 임포터(벤츠 코리아)로부터 물량배정을 원활히 받을 수 있을지에 더 신경을 쓴다. 그러나 지난 12월 이런 상식이 무너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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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 GLA는 올 들어 11월까지 월 평균 21대 정도 팔렸는데 지난해 12월 한 달에만 862대 팔렸다. 할인 전인 지난해 11월 60대 팔린 GLC 300 쿠페형 모델 판매량은 12월에 280대로 네 배 이상 늘었다.

차량 가격을 깎아 파는 건 소비자로선 지출을 줄이고 딜러 업체는 재고를 없앨 수 있어 윈윈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단기간 내 실적을 채우기 위한 무리한 할인과 영업경쟁은 중장기적으로 잃는 게 더 크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당장 할인폭만큼 중고차 시세가 떨어지는 탓에 최근 새 차를 산 고객 불만이 커진다. 1월 첫 주 기준 수입 중고차 시세는 전달 대비 평균 1.73% 정도 떨어졌는데 벤츠 모델은 하락폭(E클래스 -2.88%, GLE클래스 -2.60%)이 더 컸다.


중국에선 테슬라가 이달 들어 신차 가격을 최대 880만원 내리는 등 최근 수개월 만에 20%가량 낮추자 기존 차주 수백명이 전시장 등을 찾아 집단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당초 지난해 하반기까지 연말 대규모 할인이 없다고 했던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12월께 대규모 할인을 하면서 기존 구매자로부터 원성을 들었다.


브랜드 가치나 충성심을 낮추는 것 외에 단기 실적에도 그리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당장 이달 들어 할인폭이 수백만원가량 줄어들면서 3월이나 6월로 구매시기를 미루려는 기류가 생겼다. 분기나 반기 기준으로 실적을 결산할 경우 마지막 시기에 할인 폭이 클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도한 인센티브나 무리한 판매경쟁은 모르핀 같이 처음엔 좋아 보일 수 있으나 결국 시장이 혼탁해지고 유통질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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