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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새해엔 물가·경기·금융 상충↑…정교한 정책조합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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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신년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22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22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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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23년 새해에는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도 우리 경제 안팎에 높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으며,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 및 감염병 상황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금리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에다 공급망 재편까지 겹쳐 많은 전문가가 역대 어느 때보다 심각한 복합위기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 총재는 그 속에서 희망적인 부분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개선됐다는 점을 지난해 확인할 기회가 있었다"며 "지난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급등하면서 일부에서는 과거 위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간 여러 위기를 극복해 오는 과정에서 정부, 기업,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시스템이 개선된 결과 환율이 점차 안정되면서 우려와는 달리 외환부문의 불안이 완화됐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는 우리가 위기 발생 가능성은 경계하되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같은 맥락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감안하면 올바른 정책대응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누적되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서도 "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기도 했다"며 "반도체 수출이 단가하락으로 부진했지만, 여타 주력 품목들은 지난해 증가를 이어간 점에 비춰 볼 때 대외여건이 회복되면 무역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새해 국제무역의 분절화와 높은 금리 수준 등이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지만 그간 미뤄왔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춰야 할 것"이라며 "고금리 환경 역시 높은 가계부채의 수준을 낮추고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부동산 관련 금융 위기도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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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이를 위해 한은의 투명한 소통과 정교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은은 축적된 경험과 균형 잡힌 시각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파일럿 중 하나가 돼 한국 경제의 연착륙에 기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국내외 금융, 경제 상황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적극적이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국민들께 경제상황 및 정책방향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며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하면서 필요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도 강조했다. 그는 "관계당국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정책대응 방안을 조율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우리의 역할에 대해 보다 진취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내부 조직문화 개선에도 속도를 낼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조직혁신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엇보다도 '워크 다이어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우선순위가 높은 업무에 핵심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업무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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