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전날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공문
중국 보따리상 600만원어치 감기약 싹쓸이
관할 보건소서 해당 약국 확인 후 조치 예정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 확산으로 감기약 품귀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약국에 이어 편의점 업계에도 감기약 과량 판매 근절 협조를 요청하면서 수급 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중국 보따리상이 600만원어치 감기약을 사재기한 경기 하남시 한 약국에 대해서는 보건당국이 약사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전날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공문을 보내 소속 회원, 관련 업체 등에 감기약 과량 판매 근절을 요청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씨유(CU)·지에스(GS)25·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이 소속된 단체로, 편의점에서는 해열진통제와 종합감기약을 안전상비의약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편의점은 1회 판매수량을 1개 포장 단위로 제한하고 있다. 편의점 감기약 수급 관리에 나서며 중국발 감기약 이슈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부는 앞서 22일 대한약사회에도 공문을 보내 감기약 판매 관련 협조를 요청했다. 약국이 개별 환자에게 치료 목적으로 볼 수 없는 과량의 감기약을 판매하는 행위는 현행 약사법상 처벌될 수 있다. 약사법은 약국 등 개설자가 의약품 도매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1차 위반 시 업무정지 3일, 2차 위반 시 7일, 3차 위반 시 1개월 등 행정처분도 가능하다.
아직 해열진통제의 국내 공급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열진통제 성분으로 종합감기약 등에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 공급량은 이달 1주 3170만정, 2주 2201만정, 3주 1779만정으로 목표 수준인 1661만정을 상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감기약 생산에 필요한 일정량의 원료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며 "원료 수입도 최근까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른바 중국 보따리상(따이공)들의 감기약 대량 구매로 수급 불안이 조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최근 경기 하남시 한 약국에서 중국인이 여행용 캐리어를 가져와 해열진통제와 종합감기약 600만원어치를 싹쓸이해 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약국에 대해 복지부는 관할 보건소에 현황을 파악 후 약사법에 따른 조치를 검토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전국 보건소에도 과량 감기약 판매 행위 근절을 안내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별 환자에게 과량의 감기약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구체적인 위반 사례 발생 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30일 코로나19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 논의를 통해 중국 관련 방역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중국발 입국을 전면적으로 제한하기보다는 코로나 검사를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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