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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美 '베이킹 인플레'…"지갑에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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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마가린 50%, 밀가루 24.9% ↑…학교 급식비는 세 배 올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에서 달걀, 버터, 밀가루 등 제빵 재료 가격이 뛰면서 '베이킹 인플레이션'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본격 점화된 인플레이션으로 식료품·외식비 등 먹거리 비용이 급등하면서 미국 중산층들의 삶도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케이크를 굽는 것은 올해 상당히 비싼 일이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올 들어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 6월에는 1년 전보다 9.1% 올라 198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후 11월엔 7.1%로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고물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식료품·외식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오른 품목 12개 중 상당수를 달걀, 버터, 밀가루 등 제빵 재료가 차지했다. 지난달 달걀과 마가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0% 뛰었고, 밀가루와 제빵용 믹스는 24.9% 올랐다. 전체 식료품 가격은 1년 전보다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오일쇼크가 전 세계를 강타한 1979년 8월(13.5%)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 1년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 또한 학교 급식으로 집계돼 먹거리와 관련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무료 점심 급식을 제공하던 학교들이 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하면서, 학교 급식 가격이 무려 세 배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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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비도 무섭게 뛰었다. 식당 물가는 최근 몇달동안 앉아서 먹는 식당 기준으로 1년 전보다 9% 이상 급등했다. 팬데믹 이전 지난 20년 동안 연간 상승률이 2.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식비 상승폭이 매우 컸다. 주점과 식당의 주류 가격도 11월에 7.1% 뛰어 199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다.


식료품과 외식은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항목인 데다, 소득이 낮을수록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미국 서민들의 삶 또한 매우 팍팍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식료품이 올해 소비자들의 지갑에 큰 구멍을 뚫었다"고 전했다.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에서 먹거리 외에 다른 품목도 대부분 상승했다. 항공료는 1년 전보다 36% 뛰어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1980년 9·10월(40%) 수준에 육박했다. 신차 구매 비용은 8% 넘게 뛰었고, 자동차 유지비도 크게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10%, 수리비는 15%, 타이어는 10%, 차 보험료는 13% 급등했다. 의류 수선 및 대여·신발 수선 비용은 14.1%, 이발 비용은 6.8% 뛰었다.


반면 가격이 소폭 오르거나 하락한 품목도 일부 있었다. 지난달 육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1% 오르는데 그쳐 전년(16%) 대비 상승률이 하락했다. TV 가격은 17% 내렸고 스포츠 경기 입장권과 차량 렌트 비용은 각각 7.2%, 6%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팬데믹 이후 소비 지출,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겹쳤다"며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에너지, 식품, 원자재 가격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노동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임금 인상을 촉발한 것도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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