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지연, 원자재 값과 금리상승, 미분양 증가하자
2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연체율 상승
주택·상업용 건물 등 중소형 사업자 대출 많아 부실 위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이후 부동산 경기는 꺼진 반면, 건설 원자재값은 인상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2금융권의 경우 부동산PF 대출 취급처가 대부분 주택·상업용 건물 같은 중소형 사업자에 몰려있다는 점도 부실 위험을 키우고 있다.
증권사 PF대출 연체율 6.4%→7.1%→ 8.2%
23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업권별 부동산PF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2금융권 중 증권사 부실률이 가장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증권사 PF대출(잔액 4조5000억원)의 연체율은 8.2%(약 3700억원)로 나타났다. 증권사 연체율은 3월말 6.4%→6월말 7.1%로 뛴 데 이어 3분기엔 8%를 넘어선 것이다.
다른 2금융권 사정도 매한가지다. 저축은행의 경우 PF대출 잔액은 10조7000억원 가량이었는데 이중 2.4%(약2600억원)가 연체됐다. 연체율은 같은 기간 2.0%→1.8%→2.4% 흐름을 보였다. 여신전문금융회사(잔액 27조1000억원)의 연체율(1.0%→0.8%→1.07%)도 상승 기조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자체의 인·허가 지연과 최근 원자재값 및 금리상승에 따른 공사비용 증가, 미분양 증가와 향후 부동산 경기 전망 악화로 인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예상돼 연체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금융권, PF대출 취급처도 취약
2금융권의 PF대출 취급처는 은행이나 보험사에 비해 취약한 편이라는 점도 문제다. 전날 발표한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는 "은행이나 보험사는 아파트 건설 관련 PF를 취급하는 반면, 2금융권은 아파트 외 주택, 상업용 시설 관련 PF대출을 주로 다룬다"며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아파트 PF대출 비중은 은행의 경우 66%에 달하는 반면 증권회사는 21.6%, 저축은행 15.1% 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대출규모를 봐도 은행과 보험사는 대형 사업장이, 2금융권은 중·소규모 사업장이 중심이다. 건당 평균 PF대출금액은 은행(270억원)과 비교해 여전사(110억원), 증권사(61억원), 저축은행(25억원)이 훨씬 작았다. 2금융권 PF의 사업성이 떨어져 부실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은행과 보험회사의 부동산PF 연체율은 지난 9월말 기준 각각 0.03%, 0.4%로 2금융권보다 한참 낮았다.
보고서는 "과거 부동산PF 대출 부실학습 효과로 위험회피 성향이 커진 상황에서 자본시장과 부동산 PF대출 간 연계성이 높아졌고, 자본력이 부족한 비은행권 대출이 확대된 점은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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