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주저앉자 상반기와 확 달라진 분위기
"무턱대고 청약 넣다간 덜컥 당첨…2순위 청약도 신중해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전국적으로 청약시장이 침체되며 수도권 역시 한파를 겪는 가운데 특히 인천지역의 청약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집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청약을 찾는 이들도 빠르게 줄었다. 미분양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 위축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지역에서 최근 2개월 간 분양된 아파트 7곳 모두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해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7개 단지, 총 2616가구 모집에 1178명이 신청해 전체 신청률이 45%에 불과했다. 해당지역 1순위는 물론 기타지역 2순위까지 접수를 받은 결과다.
개별 단지별 성적표를 뜯어보면 결과는 더 처참하다. 지난 19일 청약에 나선 '영종 오션파크 모아엘가 그랑데'는 558가구 모집에 단 86명만 신청했다. 전체의 85%에 해당하는 472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한 셈이다. 같은 날 청약접수를 받은 남동구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 역시 400명 모집에 270명만 신청하는데 그쳤다. 특히 이 단지는 인천2호선 석바위시장역과 인천1·2호선 인천시청역을 끼고 있는 더블 역세권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이 지나가는 교통호재 단지였지만 미달을 면치 못했다.
인천 지역은 올 7월까지만 해도 완판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8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달되는 곳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모집인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수도권 중에서도 인천 지역의 집값이 빠른 속도로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인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1~7월까지 1% 하락했지만 8~11월에는 7.55%로 급격히 하락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청약시장도 동반 침체 상태에 빠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무순위 청약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청약 미달을 유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약 경쟁률이 1대 1을 넘지 못하면 곧바로 임의 분양(선착순 또는 동·호수 지정 분양)에 나설 수 있는데 이 점을 노려 홍보나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얘기다. 분양주체 입장으로선 규제를 받는 무순위 청약을 반복하는 것보다 분양을 자율에 맡기는 임의 분양이 더 편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론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분양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 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7월 544가구에서 8월 1222가구로 뛰었고, 10월 기준 1666가구까지 늘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청약 분위기를 보면 기타지역 2순위까지 넘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무턱대고 청약에 넣어다간 덜컥 당첨돼 청약통장을 잃는 낭패를 볼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미달이 반복되면 분양가 할인이나 무상 옵션, 대출 지원 등 혜택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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