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해왔던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이 통화완화 정책을 전격적으로 수정한 데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이 "합리적 조치"라는 평가를 내놨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MF 일본 대표단 라닐 살가도 단장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채권시장 기능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은행이 YCC(수익률곡선 통제)를 조정한 것은 합리적 조치"라고 밝혔다.
YCC는 중앙은행이 국채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통제하는 정책이다. 그간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가 0.25%를 넘지 않도록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YCC 정책과 금융완화 기조를 지속해왔으나, 전날 시장의 예상을 깨고 10년물 국채 금리 상단을 0.5%로 높였다.
살가도 단장은 "통화정책 틀을 조정하는 조건에 대해 좀 더 분명히 의사소통하는 게 시장의 기대를 고정하고 인플레이션 목표(2%)를 달성하겠다는 일본은행 공언의 신뢰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책 수정 이후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급락하고 일본 국채 금리는 상승했으며, 엔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번 조치가 양적완화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전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여전히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겠다는 방침이고 단기금리도 -0.1%로 고수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번에 금리 변동 허용범위를 확대한 데 이어 향후 금리 자체를 올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바바 나오히코는 "일본은행이 일본 국채시장의 기능 향상 필요성을 크게 강조하는 만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또 엔화 가치 상승에 따라 일본의 수입 물가 부담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에너지 부문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면서, 발전회사들과 석유 유통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러, 우크라 '3분할' 요구하는 이유…꼬이는 트럼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