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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아르헨 황금소금에 빠진 포스코…年 10조 리튬 대박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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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
국내기업 첫 채굴·제련 공장
2030년 연 10만t 생산체제

리튬 t당 1억원 넘어
10만t 30년 이상 지속생산
누적 290조원 규모

오재훈 포스코아르헨티나 DP생산기술실장(상무보)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 위치한 리튬 생산 공정 내 '폰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재훈 포스코아르헨티나 DP생산기술실장(상무보)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 위치한 리튬 생산 공정 내 '폰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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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아르헨티나 살타)=정동훈 기자]‘Sal de Oro Plant’(살 데 오로 플랜트·스페인어로 ‘황금소금’ 공장)


포스코홀딩스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프로젝트 이름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방문한 아르헨티나 서북부 살타주(州)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호흡조차 힘든 해발 4000m에 있다. 이곳에서는 t당 가격이 1억원이 넘는 배터리 핵심소재 리튬을 국내 기업 최초로 채굴·제련하는 데모 플랜트(시험 생산 공장)가 건설돼 있다. 포스코는 이 고원에 2030년까지 10만t의 리튬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고 배터리 공급망의 가장 바탕이 되는 광물인 리튬을 우리 기술로 만들어 낼 계획이다. 한국 인천공항에서 편도로 2만㎞ 거리, 비행 시간으로만 25시간 이상이 걸리는 아르헨티나의 외딴 고원 지대에서 포스코는 ‘한국형 리튬’ 생산의 이정표를 만들어 냈다.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푸나(고지대 평원)’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름다운 경관과는 달리 사람이 생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조금만 빨리 걷거나 경사진 길을 걸으면 호흡이 가빠졌고 어지러웠다. 염호를 함께 찾은 일부 취재진은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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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을 추출하기까지 과정도 쉽지 않았다. 지하 수백m 깊이에 있는 1ℓ당 0.9g 가량 리튬을 함유한 염수를 관정을 통해 뽑아낸다. 이후 바닷물을 건조시켜 소금을 만들어내는 염전과 비슷한 형태인 ‘폰드’에서 4단계에 걸쳐 건조 공정이 이어진다. 현장에서 브리핑을 담당한 오재훈 포스코아르헨티나 DP생산기술실장(상무보)은 "염호물을 퍼서 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공정"이라며 "포스코가 매입한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동북부 지역은 아르헨티나에서도 리튬 함유량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4단계 폰드 건조 과정에서 농축된 염수는 ‘상공정’을 통해 칼슘·마그네슘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여전히 남아 있는 수분을 재차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산 리튬은 한국 광양과 살타시 인근에 건설 중인 ‘하공정’ 공장을 통해 배터리에 들어가는 최종 형태인 수산화 리튬 형태로 완성된다.

포스코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공장에서 생산된 인산 리튬.

포스코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공장에서 생산된 인산 리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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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시행에 따라 ‘리튬 시계’를 빠르게 돌리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 감축법이 북미를 중심으로 한 폭발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 생산 공장에서 시생산이 안정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올해 3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기반의 1단계 리튬 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이달말 2단계 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각 단계별로 수산화리튬 2만5000t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인데 4단계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리튬 10만t 생산체제가 완성된다. 현재 t당 1억원 수준인 리튬 가격을 감안하면 연산 10조원 규모의 리튬 생산이 이뤄지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살타 지역의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사업 1단계 상공정 건설현장.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아르헨티나 살타 지역의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사업 1단계 상공정 건설현장.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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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취임 직후인 2018년 8월 호주의 자원개발 전문업체 ‘갤럭시리소스(현 알켐)’로부터 면적 1만7500㏊의 아르헨티나 염호를 2억8000만 달러(당시 약 3300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아르헨티나 관계자는 "염호인수 당시, 포스코는 염호광권 매각자인 갤럭시와 비공개로 개별 접촉해 광권매각 협의를 착수했고 당초 매각의사가 없던 갤럭시리소스 경영진을 설득해 협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인수 후 광권 추가확보를 통해 인근의 추가 광권을 획득해 포스코가 보유한 광권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약 30배에 해당하는 2만5500㏊로 확장됐다. 염호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 톤의 6배인 탄산리튬 기준 1350만t임을 확인했다. 연간 2만5000t의 수산화리튬을 약 20년간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훨씬 늘어나 10만t의 수산화리튬을 30년 이상 지속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면 누적 290조원의 리튬 생산이 이뤄진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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